홈페이지에 '얼굴없는 사과'로 비난여론 더 커지자 직접 사과 나선 듯…족벌경영 폐단 지적

▲'운전기사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김만식 몽고식품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반응도 꼬리를 물고 있다.

[중소기업신문=박동완 기자] 자신의 운전기사를 상습폭행하고 ‘개자식아’ 등의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진 김만식 몽고식품 회장이 결국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난 22일 폭행사실이 알려진 지 6일만으로 애초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등 비난여론이 더 확산될 조짐이 일자 직접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만식(76)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2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창원공장 강당에 장남인 김현승(48) 몽고식품 사장과 함께 나타나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 김 회장은 폭행 피해자인 운전기사를 찾아가 사과한 바 있다.

김 회장은 폭행을 당한 운전사 등 최근 권고사직을 당한 직원 2명을 새해 1월 1일자로 복직시키겠다는 내용도 밝혔다. 

하지만, 사과문만 낭독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전혀 받지 않은 채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가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 시선도 있다.

앞서 회사측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김 회장이 명예회장직을 사퇴할 것이란 소식을 전했음에도 '얼굴없는 사과'에 누리꾼들의 분노가 더 거세진 바 있다.

당시 한 누리꾼은 "적어도 앞으로 우리 집에서는 몽고간장을 먹는 일이 없을 거다. 지위를 이용해 인권을 완벽히 유린하다니…. 운전기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백번 이해한다. 저런 악덕기업은 망해야 한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쩐지 수행기사 채용공고가 몇 달 만에 다시 올라오나 했더니 폭행이 있었구나…. 76세면 나이값 해야지. 몽고식품 불매운동 해야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마트에 가도 몽고식품 상품은 쳐다보지도 않겠다. 이런 회사는 불매운동을 해서 욕을 봐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에 사니 두려울 게 없겠지만 나쁜 짓은 언젠가는 되돌려받는다"거나 "겸손하지 못하고 부모한테 인성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나 보다. 하긴 금수저로만 살았으니 다 노예로 보이겠지"라며 재벌가의 일탈을 질타하는 글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갑질 사건의 이면에 '총수는 주인이고 직원은 종'이라는 그릇된 족벌경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지적한다.

몽고식품은 3대가 가업을 이어가는 110년의 역사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이번에 직원들을 하인쯤으로 취급한 것으로 보이는 김 회장의 비뚫어진 '갑질'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김 회장 일가의 사과가 과연 얼마만큼의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