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특사후 어렵게 쌓아올린 기업이미지 실추 우려
재계서는 도덕성 문제 터지면서 반 재벌정서 되살아날까 노심초사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최 회장의 딸이 군에 입대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는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며 순풍이 불던 SK그룹이 일순 얼어붙고 있다. 최 회장이 자신의 불륜과 혼외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다.

출소하면서 성경책을 들고 나왔던 최 회장이 도덕성에 문제가 되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국민의 반응은 차갑게 돌아서는 모습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불법에도 두번이나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 회장이 또 다시 국민을 실망시키면서 반 재벌정서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SK회장의 불륜 고백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29일 세계일보 보도로 최 회장의 불륜과 혼외자 존재 여부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SNS 등에서는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경제활성화로 풀려나더니 돌려준 것이 이것이냐”며 “출소할 때 성경책은 왜 들고 나온 거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감옥에서 반성한게 아무것도 없어보인다”며 “회사공금으로 내연내 아파트를 사준거냐”고 질타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처가덕으로 이통사업권 따내 4대재벌로 성장했다”며 “조강지처 내친 배은망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 반응이 싸늘해지면서 재계도 좌불안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기업 총수와 관련돼 다른 것도 아니고 불륜에다 혼외자식 건이 터져나왔는데 재계를 보는 국민의 여론이 좋을리 있겠냐"면서 "개인사인 만큼 여론이 전체를 너무 싸잡아 매도하지는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SK그룹은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일은 최 회장의 개인사”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최 회장이 편지에서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말한 만큼 그룹 경영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회장과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이 양쪽의 개인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 관장은 현재 SK 0.01%, SK이노베이션 0.01% 등 모두 32억원 어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구도에서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향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결론에 따라 지배구조가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날 최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은 6%대 급락하고, 지주사 SK는 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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