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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이' 요리사 김선씨 "자신을 낮추면 성공이 보여요"
각고의 노력 끝에 '된장숙성사시미' 개발…손님 발길 이어져
2016년 02월 05일 (금) 13:58:06 이지하 기자 happyjh@smedaily.co.kr

 

 

   
▲ 빡빡 깎은 머리로 '북창동 빡빡이', 스님 등 재미있는 별명을 가진 김선(56)씨는 45년의 경력을 가진 일식요리사다. 그가 개발한 '된장숙성사시미'는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인기 회식메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처음 오신 손님들은 머리를 빡빡 깎은 제 머리를 보고 놀라세요. 잠시후 된장숙성사시미가 상에 올라오면 비주얼과 맛에 또 한번 크게 놀라시죠. 이게 끝이 아니에요. 음식 하나하나 소개하며 곁들이는 제 유머에 다시 한번 놀라십니다. 하하하."

일명 '북창동 빡빡이'로 불리는 '묵호일식' 주방장 김선(56)씨는 서울 중구 내에서 유명인사로 통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님 같은 외모와 함께 그가 개발한 된장숙성사시미가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인기 회식메뉴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언제나 된장숙성사시미를 손님 앞에서 두툼하게 썰어주며 직접 한점씩 입에 넣어준다. 된장숙성사시미는 된장에 생선회를 숙성한 뒤 이곳 만의 특제소스를 입혀 특유의 감칠 맛이 난다.

된장숙성사시미에 대한 아이디어는 뜻밖에도 손님이 남기고 간 회 한 점에서 나왔다.

"저희 가게가 일요일은 쉬는데, 토요일날 한 테이블을 치우지 않고 그냥 갔어요.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 음식을 치우면서 된장 그릇에 담겨 있던 회 한점을 무심코 집어 먹었어요. 맛있는 거에요. 그때 '아! 이거구나' 싶더라구요. 어디서나 똑같은 모양의 똑같은 맛을 내는 회가 싫었던 차에 이걸 저만의 메뉴로 특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씨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된장숙성사시미를 개발했다. 그는 생선이 된장에 숙성되는 시간이 최고의 맛을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15년전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숙성시간을 제대로 몰라 버린 생선만 해도 많았어요.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의 맛을 낼 수 있게 된거죠. 기름기가 많은 것은 좀더 오래 숙성시켜야 되고, 크기에 따라서도 시간을 달리해야 됩니다. 이제는 생선의 색깔만 봐도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는 눈썰미가 생겼어요. 이건 누구도 못하죠."

"처음 일할 때 손님을 확보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최고의 맛이 나는 된장숙성사시미에다 제 특유의 유머를 섞어 서비스를 해주면서 단골고객이 점점 늘어났죠. 수십년간 회를 썰어온 주방장의 손끝에는 맛이 배어 있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된장숙성사시미를 손님 입에 넣어주면 속된 말로 미쳐요. 이렇게 해주는 데가 없으니까요. 하하하."

"제가 기분이 좋으면 서비스는 무제한이에요. 손님들이 '배부르고 맛있게 잘 먹고 간다'는 말을 들을 때가 제일 기분 좋습니다. 손님이 즐거우면 저도 일할 맛이 나니까요."

김씨가 개발한 된장숙성사시미는 크게 연어훈재사시미와 단무지김밥사시미로 나뉜다. 여기에 들어가는 생선은 연어와 광어, 민어, 농어, 부리, 갑오징어 등 종류도 다양하다.

 

   
▲ 김선씨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만든 된장소스에 숙성된 연어와 광어

연어훈제사시미는 먼저 연어를 된장에 담궈두고 숙성을 시킨 다음 하루 이틀 뒤에 빼내 깨끗하게 씻어낸다. 여기에 김씨가 개발한 소스를 바르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약한 불에 살짝 굽는다. 이후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비닐 랩으로 감싸둔다.

단무지김밥사시미는 얇게 썬 단무지가 김을 대신해 밥과 속재료를 싸고 있는 게 특징이다. 두툼하게 썰은 단무지 김밥 위에 된장이 속속들이 배인 큼지막한 회 한점과 초장이 곁들여지면 완성된다.

 

   
▲ 김선씨의 대표요리인 연어훈제사시미와 단무지김밥사시미

전남 담양 출신인 김씨는 12살이던 1972년 서울로 상경해 일식집 주방에서 온갖 허드렛일부터 시작했다. 갖은 고생에도 항상 웃으며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최고의 일식요리사가 되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무교동 향진과 명동 대번, 강남 향진 등 유명 일식집에서 부주방장과 주방장을 거친 그는 그의 꿈대로 일식경력 45년의 전문 일식조리사가 됐다.

2002년부터 묵호일식 주방을 책임지고 있던 김씨는 2009년 캘리포니아 풀루톤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스카웃하자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하지만 그는 좋은 조건을 뒤로 하고 1년 여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눈 뜨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가족 때문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그토록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된 계기가 됐으니까요."

 

   
▲ '평생을 머슴처럼 살고 싶다'는 김선씨는 항상 겸손한 마음과 낮은 자세를 인생의 가장 큰 덕목으로 꼽는다.

김씨의 명찰은 항상 거꾸로다. 똑바른 명찰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거꾸로 된 명찰은 이유가 궁금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처음 온 손님들은 더 그렇다.

'자신의 이름을 한번 제대로 읽어달라'는 의미가 담긴 그의 거꾸로 된 명찰은 손님과 친근감을 쌓는 계기가 된다. 자신을 알리고 단골을 만드는 그만의 또 다른 비법인 셈이다.

김씨는 늘 마음속으로 '인생을 머슴처럼 살자'는 말을 되새긴다고 한다.

"머슴은 주면 먹고 시키면 하고 때리면 맞지 않습니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이 배웠다고 으스대거나 돈이 많다고 잘난 척하지 말아야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윗사람을 존경하면 본인이 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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