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성능, 디자인 출시 잇따라…가격 높아 DIY로 눈길 돌리기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미세먼지 출현 빈도가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지만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고비용에 부담을 느껴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드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는 지난 2013년 37만대에서 2014년 50만대, 지난해 87만대가 팔리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높아진 인기에 대기업의 제품 출시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퓨리케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한 LG전자는 올해 용량을 더 늘린 신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역시 필터수명을 늘려 비용부담을 줄인 블루스카이 신제품을 출시했다. 두 회사 제품 모두 오염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산 제품은 스웨덴 블루에어와 중국의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그중 샤오미는 전작대비 부피 소음을 줄인 20만원대인 미에어2를 출시하면서 남다른 가성비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초미세먼지는 물론 유해바이러스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제품도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너무도 다양해 선택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라면 필터성능에 주목해야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에 디자인까지 공들인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공기청정기의 핵심은 필터”라며 “관심 제품이 어떤 필터를 쓰는지, 어떤 곳에서 인증을 받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인증은 제각각이다. 제조사 별로 공기청정기 내장 헤파필터(고성능 공기정화 필터)에 대해 H○○ 번호 등으로 비슷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등급에 따라 성능이 다르고, 이 필터를 인증받은 기관 역시 각각 다르다. 헤파필터에 대한 국제 규정은 유럽의 EN1822 등이 있다.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사실 대당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가격은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은 서민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렌탈을 하더라도 매월 1~3만원에 달하는 비용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들고 제조방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자신의 블로그에 자작 공기청정기 사진을 올리고 제작과정을 꼼꼼히 공개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차량용 에어컨 필터로 만드는 사례가 등장하기도 했다.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들어 사진을 올린 블로거 A씨는 “필터와 컴퓨터 팬, 간단한 손재주만 있으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훌륭한 공기청정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들거나 사실상 마진없이 공급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조립 공기청정기를 규격화해 공익사업을 펼치는 곳도 있다. 단돈 4만4000원 짜리 골판지공기청정기로 유명한 카드보드아트컬리지(CAC)다.

김광일 CAC 대표는 “처음에 공기청정기를 사려고 보니 너무 가격이 비쌌다"며 "이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고 실제 만들어 보니 주위에서 평가도 좋았다"며 사업 출발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주변에 공기청정기를 원했지만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며 "공기청정기가 절실한 사람들이 가격 때문에 쓸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직접 쉽게 만들라는 취지로 제작 동영상을 배포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있어 교육을 하고 기업들과 협력해 기부차원에서 마진없이 공기청정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더 싸게 팔고 싶어도 물량 부담으로 원가를 더욱 낮출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앞으로도 마진없는 공기청정기 공급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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