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사과에 들끊는 여론...법집행 엄정히 해야

▲ 돈 많은 재벌총수들의 '갑질만행'이 잇따르면서 더 이상 용서가 아닌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MPK그룹 본사 항의 방문하는 가맹점주들

[중소기업신문=박소연 기자] 기업 오너의 ‘슈퍼 갑질’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항항공 조현아 부사장, 몽고식품 김만식 전 명예회장,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에 이어 이번에는 ‘토종 피자’로 유명한 정우현 MPK그룹(미스터피자) 회장이 불명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본인 소유 건물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경비원이 자신이 나가기 전 정문 셔터를 내렸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폭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의 행위는 식당 CC(폐쇄회로)TV에 고스란히 찍혀 있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 회장의 갑질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정 회장은 지난 2012년 11월 한 점주가 “법에 따라 식자재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금치산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느냐”며 그를 비난하는 공지를 게시했다. 치즈도 10㎏당 7만원하는 것을 9만원대로 공급하다 점주들의 항의를 받았다. 미스터피자가 공급하는 치즈 업체에는 정 회장 동생이 운영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미스터피자는 가맹점주들과 지난해 8월 매출관리를 하는 단말기 계약을 공개입찰하고, 본사와 가맹점주협의회의 공동명의로 입찰공고를 하는 등의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효령로 MPK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폭로하기도 했다.

기업 오너의 일탈이 알려질 때마다 여론이 들끓으면서 공분이 하늘을 찌른다.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 해당 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오너와 그 일가의 일탈은 멈출 줄 모른다. 이는 금수저들이 자신은 남과 다르다는 선민사상에 빠져있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없기 때문이다. 금수저로 태어난 재벌가 2~3세에게 흙수저는 ‘머슴’에 지나지 않는다. 정 회장처럼 당대에 일가를 이룬 사람은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선적으로 흐르게 된다.

이런 탓에 이들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고개를 숙이거나 주주총회 자리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혹은 홈페이지에 올린 몇 줄의 사과문으로 얼렁뚱땅 일이 무마될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고 형식적으로 한다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우리 사회에서 금수저들의 일탈을 멈추게 하려면 오너 자신이나 그 가족에 대한 수신제가(修身齊家)도 필요하겠지만 당국의 엄정한 법집행이 요구된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수행기사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구타를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부가 첫 근로감독을 실시한 것은 일주일 뒤였다.

정부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①항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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