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지주회사 전환…일동후디스 상장 이견으로 계열분리 가능성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일동제약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서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이 쏠렸던 일동후디스의 상장 문제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으면서 윤 회장 일가와 계열사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인 이금기 회장 일가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일동후디스 상장을 놓고 양측간 의견조율이 안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계열분리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일동제약은 24일 서울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지난 2014년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당시 2대 주주였던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된 지 2년 만이다. 일동제약의 기업분할 기일은 8월 1일이다.

이날 통과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최근 녹십자가 지분(29.4%)을 정리하고 일동제약의 우호관계인 썬라이즈홀딩스가 이중 20%를 인수하면서 오너일가의 우호세력 지분이 5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동제약은 4개 회사로 나뉘게 된다. 일동홀딩스가 지주사를 맡고, 의약품 사업은 일동제약이 맡는다. 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일동바이오사이언스, 히알루론산 및 필러 사업부문은 일동히알테크에서 각각 담당하게 된다.

이날 결정은 일동제약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윤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윤 사장의 일동제약 지분은 1.67%에 불과하지만 윤 사장이 지배하고 있는 씨엠제이씨가 일동제약의 최대주주(8.34%)다. 지난해 윤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90%를 아들인 윤 사장에게 증여했다. 윤 사장은 분리될 일동제약의 단독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보폭도 본격화한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일동후디스의 상장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윤 사장은 관련 질문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짧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계열사의 지분 20%, 비상장사는 40% 이상을 소유해야 하는데, 현재 비상장사인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은 29.91%에 그친다. 공정거래법상 일동제약은 2년 내 일동후디스 지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동제약은 일동후디스의 상장으로 이 문제를 풀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이미 지난 5월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기업분할 증권신고서에 일동후디스 상장 계획을 기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동후디스의 상장 문제가 사실상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의중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금기 회장과 그 일가가 일동후디스 지분은 42.84%에 달한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 지분 5.47%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사실상 일동제약의 입맛대로 일동후디스의 상장 여부를 결정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라고는 하지만 일동후디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 회장의 입장에서 일동후디스의 상장으로 일동홀딩스의 관리하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라며 “2년이라는 시간동안 양측간 합의점을 충분히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패할 경우 계열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