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충격에도 코스피·코스닥 이틀째 상승 마감
"실물경제 영향 제한적…장기적 여파는 주시해야"

▲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과도안 불안심리가 이번주 들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이틀재 상승 마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시황판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지난 24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소식으로 대혼란에 빠졌던 국내 주식시장이 충격에서 벗어나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과도안 불안심리가 이번주 들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까지 2년의 유예기간이 있는 데다 유로존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EU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세계경기 위축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여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계심도 적지 않다. 

28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가 비교적 큰 폭 하락한데 따른 영향으로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며 전 거래일보다 9.81포인트(0.51%) 오른 1936.6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11.20포인트(1.73%) 상승한 659.32를 기록했다.   

지난주 초반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피는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61.47포인트(3.09%) 급락한 1925.24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낙폭은 2012년 5월18일 기록된 -62.78포인트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코스닥은 4.67% 하락한 647.16까지 밀렸다.

코스피는 27일에도 직전 거래일보다 1.21% 떨어진 1901.85로 장을 시작했지만 낙폭을 회복해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0.96포인트(0.15%) 상승한 648.12로 마감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가결로 확정되면서 이에 따른 충격파가 그대로 전달됐던 지난 2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패닉 장세'를 연출했던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에 브렉시트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 자체를 제외하면 금융시장이 받는 실질적인 충격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와 같이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침체시키거나 크레딧 이벤트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과도한 공포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전세계 경제에 전반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오히려 우리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 브렉시트 여파로 원화가치는 하락하는 반면 엔화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전기·전자와 자동차, 석유, 철강 등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품목에서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 상승하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출 물량은 0.49%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물량은 줄어든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브렉시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브렉시트가 가결됐지만 향후 2년 간의 탈퇴협상 기간에 한-EU FTA가 적용되는 데다 영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영국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분이 많지 않아 실물 부분까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과의 교역량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당장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영국과 EU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자국산업 보호 경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금융시장의 충격과 교역 감소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며 "브렉시트의 파급 영향이 불확실하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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