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분식회계 및 경영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보관하는 비밀계좌를 싱가포르에 만들어 놓고 운영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3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의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싱가포르 차명계좌를 찾아냈다. 앞서 대우조선을 겨냥한 검찰의 선행 수사가 진행됐던 2009∼2010년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계좌다.

남 전 사장은 범죄수익을 이 계좌에 보관했다. 2008년 대우조선의 유럽 지사 2곳에서 조성된 비자금 50만 달러를 이 계좌로 송금하게 했다. 당시 환율로 5억원 정도 되는 이 돈으로 남 전 사장은 싱가포르의 페이퍼컴퍼니 지분을 취득했다.

지분 취득 업체는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휴맥스해운항공 대표 정모(65·구속)씨의 회사다. 남 전 사장은 이 업체로부터도 수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겨 왔는데, 이때도 싱가포르 비밀계좌가 배당금을 보관하는 저수지처럼 활용됐다.

남 전 사장은 정씨가 소유한 또 다른 업체인 부산국제물류(BIDC)로부터 10억원 정도의 뒷돈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이 돈 역시 싱가포르의 비밀계좌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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