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사망’ 삼성그룹주에 호재…주가 작전세력 이용 가능
입원 2년째 궁금증 더 해…건강상태 적극 공개해야 루머 근절

▲ 지난달 30일 온라인 SNS 등에서 유포된 이건회 삼성 회장의 사망설이 허위로 드러난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해 삼성 측이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망설이 또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루머가 돌면서 요동쳤던 삼성그룹주도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삼성그룹은 관련 루머에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세조작을 노린 모종의 작전세력 개입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 측이 이 회장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루머 출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그룹의 지주사겪인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30일 정오를 기점으로 순식간에 8%까지 급등했다. 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들썩였다. 그 즈음 온라인 SNS 등에서는 이 회장의 사망설이 담긴 일명 ‘찌라시’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날 오후 3시에 이 회장의 사망 공식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것이었다. 언론사에서 쓰는 ‘엠바고’라는 표현도 등장헸다. 하지만 삼성 측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해명에 나서면서 주가는 상승폭을 대폭 반납하고 장을 마무리했다.

증권가는 주가조작 세력의 개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리 주식을 사뒀다가 이 회장의 사망설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것. 또 일각에서는 공매도 공시제 시행에 따른 공매도 세력의 작전이라는 풀이도 제기됐지만 그동안 관련 루머로 삼성주가 급등해왔다는 점에서 이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 회장의 사망이 현재 삼성그룹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가의 ‘3세 경영권 세습’과 무관치 않다. 이날 그룹주중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두 회사는 모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곳이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이재용 삼성’이 사실상 9부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 부회장 시대가 공식화되는 시점은 결국 천문학적인 이 회장의 재산을 온전히 증여받거나 상속 받는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 핵심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결국 모종의 세력이 이 회장의 사망으로 아들인 이 부회장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점을 악용했을 가능성이다.

지난 2014년 5월 이 회장이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 이후 나돌았던 사망설은 그때마다 ‘사실무근’으로 결론났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삼성 측이 이 회장의 현재 상태를 보다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 회장의 입원이 2년을 넘어가고 있지만 그동안 삼성 측은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식의 발표에서 그치고 있다. 언론에 이 회장의 병실을 공개한 적은 없다. 와병중이라는 점이 고려된 조치로 보이지만 잘못된 정보가 나돌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한 데다 관련 루머에 따른 주가 급등락으로 손실을 보는 선의의 투자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 측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보안으로 현재 이 회장 상태를 알 수 있는 이는 병실을 드나드는 이 회장 일가나 삼성그룹 고위급 임원들 밖에 없다. 사실상 이 회장 상태에 대한 정보가 ‘통제’되면서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망설로 이 회장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이번 소동에 대해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이 지난 2008년 삼성특검에서 ‘불법승계’를 사죄하면서 눈물로 내밀었지만 장장 8년여간 감감무소식인 ‘1조원대 사재출연’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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