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OIT 필터 공포’로 소비자들 불신 깊어져

▲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에 이어 ‘OIT(옥틸이소티아졸린) 필터’ 공포가 소비자들을 짓누르면서 그동안 모바일 부진을 가전에서 만회해온 LG전자의 실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직장인이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에 이어 ‘OIT(옥틸이소티아졸린) 필터’ 공포가 소비자들을 짓누르면서 그동안 모바일 부진을 가전에서 만회해온 LG전자의 실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LG는 지난해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등 에어케어(Air Care) 시장의 별도 브랜드인 퓨리케어를 론칭하면서 톡톡한 재미를 봐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는 "장시간 가동했을 경우 OIT가 방출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OIT 필터' 제품 리스트를 발표하고 제조사에 제품 회수 권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이미 거액을 들여 구입한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사용을 중단하거나 앞으로 구입을 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위해성 평가 과정에서 환경부가 오류로 혼란을 키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0IT 필터’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글로벌 회사인 ‘3M’의 공신력을 믿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판매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황사와 미세먼지 바람을 타고 1조원대로 급성장한 공기청정기는 물론 여름철 성수기 대목을 맞은 에어컨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퓨리케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에어케어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온 LG전자의 경우 에어컨은 25개, 공기청정기는 15개 모델이 ‘OIT 필터’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그동안 모바일 부분에서 부진을 가전으로 만회해왔다. LG전자가 잠정집계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846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39.5% 증가한 수치로, 2014년 2분기(697억원) 이후 8분기 만에 가장 좋은 실적이다.

LG전자의 야심작 프리미엄 스마트폰 G5가 초반 반짝 성적을 기록한 뒤 가라앉은 상황에서 가전의 호실적이 전체 실적개선의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전 부문에서 공기청정기 등 에어케어 부문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는 올해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로 증가했으며, 최근 제품군도 정수기 등으로 확대됐다. LG전자는 퓨리케어 론칭으로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사업 매출도 3년 내 5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OIT 필터’ 사태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버릴 경우 LG전자 역시 후폭풍에서 비켜나가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모바일이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생 기미가 뚜렷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던 가전 마저 흔들릴 경우 향후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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