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대폭 줄었다” 직원들 불만…대주주 AB인베브 ‘통큰 배당’과 대조

▲ 전면 파업에 돌입했던 오비맥주 노조가 성수기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사측의 제안을 받아드려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임단협 교섭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노조 측이 높은 판매 목표치에 따른 성과급 축소로 9%대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오비맥주가 지난해 영업이익에 맞먹는 배당을 실시헀다는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파업 출정식에 나선 오비맥주 노동조합.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임금인상안을 놓고 오비맥주 노사갈등이 고조되면서 이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한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받아간 배당금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맞먹는 배당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임금 문제로 파업까지 벌어진 오비맥주가 대주주에게만 인심이 너무 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면 파업에 돌입했던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 21일부터 한시적으로 파업을 중단했다. 성수기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사측의 제안을 노조가 수용하면서 깊어진 노사갈등은 일단 소강국면에 들어갔다.

오비맥주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7일까지 교섭을 벌여왔다. 노조는 성과급을 포함한 평균 임금 9.3% 인상안을 사측에 요구해왔다. 사측이 판매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아 성과급이 대폭 줄었고, 이에 따라 이같은 임금인상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사측과 이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이달 16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중단은 한시적인 조치다. 대승적 차원에서 업무에 복귀하긴 했지만 재협상에서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달 초에 재파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사측은 이 기간동안 대주주인 AB인베브 측과 노조 요구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의 노사갈등이 깊어진 데는 임금 이외의 문제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기업인 AB인베브에 인수된 뒤 국내와 다른 영업방침, 기업문화 등에서 내부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문제로 노사갈등이 고조되면서 AB인베브가 지난해 받아간 배당금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98년 두산의 오비맥주를 인수한 AB인베브는 2009년 사모펀드 KKR에 오비맥주를 매각했지만 2014년 58억 달러에 재인수했다. 사령탑도 AB인베브 출신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으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KKR의 '먹튀' 논란이 번지기도 했다. KKR은 오비맥주의 매각을 앞둔 2013년 4885억원을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당시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인 4727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AB인베브는 인수년도에는 배당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1년 뒤인 2014년 배당은 받아갔다. 문제는 배당금액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오비맥주는 AB인베브에 3700억원을 배당했는데, 이는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인 3862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오비맥주가 한해동안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이 대주주에게 돌아간 셈이다. 순이익으로 따지면 입은 더욱 벌어진다. 지난해 오비맥주 순이익은 2537억원으로 여기에 1100억원을 더해야 배당금이 된다. 여기서 고배당 논란이 불거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평균을 넘어서는 배당정책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인 외국기업이 한 둘이 아니지만 인수한지 2년만에 한해 영업이익에 맞먹는 배당을 실시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승세를 지속하던 오비맥주의 매출이 지난해 뒷걸음질을 쳐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나온 배당치고는 규모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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