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으로 ‘조직효율성’ 강조…구조조정 본격화?
해외 경력 전무 등 자질 문제삼은 노조 “국회 청문회 열어야”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사장 공모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으로 말 많았던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사진)이 공식 취임했다. 대우건설의 사업역량 강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이 여전해 출발부터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우려도 나온다.

▲ '낙하산 논란'에도 대우건설 사령탑에 오른 박창민 사장이 취임일성으로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대우건설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공식 취임한 박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조직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재무안전성 개선, 조직 효율성과 생산성 강화,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신뢰구축, 인재경영의 실천 등 네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먼저 효율성과 수익성, 재무안정성을 박 사장이 강조함에 따라 현재 정체기로에 서 있는 대우건설 실적과 주가에 ‘박창민 효과’가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적개선과 그에 따른 주가부양은 대주주(50.75%)인 KDB산업은행에게 더욱 절실하다. 산은은 내년 10월까지 대우건설을 매각해야 한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산은의 지분매입 시점인 2010년 대비 ‘3분의1’토막 난 상태로, 현 주가 수준이 이어질 경우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하다. 박 사장이 취임일성으로 효율성을 강조한 것도 산은의 이같은 입장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많다. 근본적인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효율성이 경영방침의 전면에 내새워질 경우 필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 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라도 사실상 효율성을 제고할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경영정상화는 요원하고 노사갈등 심화로 내홍만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구조조정이 현실화 될 경우 박 사장이 외부 출신이라는 점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출신으로 대우건설의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사장이다. 외부 출신 사장의 경우 희망퇴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더라도 상대적으로 내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는 대우건설 노조에서 우려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동안 노조는 박 사장이 해외 사업 경험이 전무한데다 정치권이 선임한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하면서 사장 선임을 반대해왔다. 특히, 박 사장이 산업은행 입맛에 맞춰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박 사장이 예정대로 공식취임하면서 노조의 반발의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다. 현재 노조는 박 사장의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을 국회 차원에서 밝혀야 한다며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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