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평균 연봉은 1억원에 근접…5년간 복리후생비도 135억원에 달해

▲ 한국마사회가 사행성 논란이 지속된 경마로 수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매출 대비 비중 0.2%에 그친 미미한 기부금으로 도마에 올랐다. 마사회는 평균 1억원대에 달하는 연봉에도 직원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줘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사진은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캡쳐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매출 대비 0.2%에 그친 한국마사회의 기부금이 도마에 올랐다. 마사회의 수입이 사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경마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사회 환원에는 너무 인색하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마사회는 평균 1억원 가까운 연봉에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다.

21일 한국마사회가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마사회 기부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마사회 매출액은 7조7822억원이었지만 기부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156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2%에 그친다.

마사회와 비슷한 성격의 공기업인 강원랜드와 그랜드레저코리아(GLK)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각각 0.8%, 2% 수준으로 마사회 보다 높다.

마사회의 기부금의 매출 대비 비중은 2011년 0.3%에서 2012년 0.2%대로 줄어든 이후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지만 액수로 보면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마사회 기부금 규모는 2011년 204억원에서 지난해 156억원으로, 23%나 급감했다.

박 의원은 마사회가 지정기부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지정기부금은 사회복지법인, 문화예술단체, 환경보호운동단체, 종교단체 등 공익성을 고려해 지정한 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마사회의 경우 내·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기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기부금을 집행하도록 돼 규정돼 있다.

하지만 마사회가 지난해 집행한 지정기부금중 33억원 가량은 이런 심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정기부금 단체가 아닌 곳에 집행한 액수도 7000만원을 웃돈다.

마사회는 기부에는 인색하지만 임직원들에게는 ‘펑펑’ 썼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마사회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임직원들에게 각종 기념품비로 쓴 돈이 95억2841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행사지원비 4억7979만원, 문화여가비 34억9016만원 등을 합하면 급여성·비급여성 복리후생비 비용이 134억9836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마사회 1인당 평균 보수가 8687만원으로 억대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지출 규모는 지나친 혜택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최근 마사회가 직원들이 사적으로 사용한 콘도 숙박비까지 예산으로 편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주목되는 것은 마사회 직원들이 받아간 높은 보수가 결국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마사회는 레저냐 도박장이냐는 논란이 일 정도로 경마의 심각한 중독성과 사행성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전국에 화상경마장을 늘리면서 수입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마사회 매출액 72%가 전국 30여개 화상경마장에서 나왔다.

박 의원은 "마사회가 지난 2014~2015년 국정감사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라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액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은 큰 문제"라며 "사행산업을 운영하는 기관의 특성상 마사회는 사회공헌을 통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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