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부분파업서 강도 높여…사측 “손실 2조원대”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2004년 이후 12년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들어 19차례 부분파업이 이어지면서 협력사들의 시름이 깊어진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전 조합원이 출근하지 않고 부서별로 단합대회를 연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이 모두 멈춰섰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연휴 이후 재협상에 나섰지만 추가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

노조는 27일부터 30일까지도 매일 6시간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교섭이 열리는 날에는 4시간만 파업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평일 근무형태는 1조 근무자가 오전 6시45분 출근해 오후 3시30분까지, 2조는 오후 3시 30분부터 다음날 0시30분까지 각각 일한다.

노조는 올해 19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생산 차질 규모는 10만1400여대, 약 2조23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앞서 잠정합의안 도출로 올해 임단협의 원만한 마무리를 기대했었지만 지속된 파업으로 생산차질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8월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올해 임단협 핵심 쟁점사항중 하나였던 임금피크제 확대안은 사측이 철회했다. 하지만 이 잠정합의안이 지난달 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05%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협력업체들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납품 차질액은 1차 협력업체만 따져도 약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차 협력사로 확산하면 그 금액은 더욱 커지게 된다. 현대차 협력업체는 울산지역에만 1차 40여개, 2차는 500여 개 정도 있으며, 이들 업체 근로자 수는 3만 명에 이른다.

현 상황이 길어질 경우 자금력이 약한 협력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납품 차질로 고통받을 협력사들의 입장도 좀 생각해달라”며 “노사가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한 교섭 타결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주중 교섭을 재가하고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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