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에 환율 '급등락' 요동
원화강세 재개하면 중소기업 수출에 타격 불가피
"환율 변동에 대비한 적극적인 환위험 관리 필요"

▲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당분간 원화강세 국면이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막대한 환차손 등에 따른 수출 부진 및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적극적인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한국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환율이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수출물량이 뒷걸음질하는 상황에서 수출 중소기업들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입고 있다. 당분간 원화강세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가격경쟁력 약화, 막대한 환차손 등 수출 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적극적인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7원 오른 1109.6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다시 내리면서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다. 오후 1시 4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0원 내린 1098.9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1년 3개월내 최저치(1092.2원)를 기록했다. 브렉시트가 발생했던 지난 6월 말 달러당 1180원 선에 있었던 원화가 불과 한달 반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100원 선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다시 16원 넘게 오르며 1100원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된 데다 9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오름세를 이어간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22일 전일보다 16.8원 급락한 1103.3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이 작용하면서 큰 변화없이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건 앞으로 원화가 강세 기조를 띨 가능성이다. 환율은 국내 수출기업의 단기적인 수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가격변수로, 대기업에 비해 환위험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경영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1100원 근처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해 1000원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했고 11월 대선을 생각하면 금리 인상은 12월이 유력하다"며 "지난해 5월 이후 원·달러는 추세적으로 상승해 9~11월까지 원화 강세 흐름을 이어갔고, 이번에도 동일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가 4월과 10월에 발표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는 시기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인다"며 "보고서 발간시기가 일정 시기에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간이 늦어질 경우 환율이 1000원 부근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대선 국면이라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힐러리,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에서 두 후보가 남은 선거기간 자국의 산업보호를 강조하며 환율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달러화가 약세로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원화 강세는 수출 중소기업의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요인"이라며 "영세한 수출중소기업 상당수가 환율에 대한 완충능력이 없는 데다 지난 2008년 키코 사태 이후 환 헤지에 소홀히 한 중소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하반기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널뛰기' 행보는 보이는 환율에 대한 적극적인 위험 관리로 실적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환율 하락세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주로 활용하는 원가절감이나 수출단가를 조정하는 식의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선물환‧환변동보험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환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환율은 개별 수출기업들이 컨트롤하기 불가능한 대외변수인 만큼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며 "무역보험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환위험 관리에 나서야 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금리 우대나 대출기간 연장 등 금융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