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경제성장률 0.7% 그쳐, 4분기 연속 0%대 저성장
갤노트7·車파업에 청탁금지법, 美금리인상 등 악재 쏟아져

▲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3분기에 전분기보다 0.7% 성장하는 데 그치며 4분기 연속 0%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녹록치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 구조적인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에서 수출품이 담긴 컨테이너가 선박에 실리는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3분기에 전분기보다 0.7%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비·수출의 동반 부진 속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사태와 자동차업계의 파업,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미국 정책금리 인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4분기에도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보다 0.7%(속보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분기별 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1.2%) 이후 4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올 3분기 경제성장을 이끈 분야는 건설투자였다. 건설투자는 2분기에 견줘 3.9% 늘면서 GDP의 지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기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분기 6.8%, 2분기 3.1%에 이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3분기 건설투자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11.9%나 늘었다.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에서도 건설투자는 0.6% 포인트를 기록,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강남 재건축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띤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문은 부진했다. 민간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자동차 내수 판매의 감소가 영향을 미치면서 0.5%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이 2분기(1.0%)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2분기에 2.8% 성장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 0.1% 줄어들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8% 늘었지만 2분기(1.1%)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했다.

올 4분기 성장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반품 및 생산 중단 사태와 부정청탁금지법이 수출 및 내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은의 무역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수출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6% 줄면서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의 파업 영향으로 수송장비가 13.0% 급감했고 갤럭시노트7 사태의 타격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는 4.1%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1% 줄었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농수축산업계, 골프 등 레저스포츠업계, 호텔 등 외식업계의 매출 감소를 가져와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가계부채와 국제유가 상승도 민간소비의 장애물로 거론된다. 1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는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을 가중하고 국제유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는 물론 최악의 경우 외환건전성이 취약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국의 외환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지도 좁아질 공산이 크다.

이처럼 녹록치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낮춘 데 이어 일부 민간연구기관에서는 올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별도 없다는 점에서 비관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연간 성장률 3%대 달성은 이제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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