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지난해 연말 동국제강의 후계자로 알려진 장선익씨의 취중 술집 난동의 불쾌한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재벌 3세의 ‘갑질’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씨가 주인공이다. 누리꾼들은 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힘들이지 않고 손에 쥔 돈과 권력에 취해 갑질을 일삼았다며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똥은 부친에게도 튀었다. 장씨의 사건은 부친 장세주 회장이 회사 돈으로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회자시키면서 ‘부전자전’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김씨의 경우도 ‘넘치는 아들사랑’으로 부메랑을 맞은 김승연 회장의 이력을 들쑤셔냈다. 더욱이 ‘삼성물산 합병 찬성 외압’ 의혹으로 그룹이 조심스런 상황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와 다정하게 찍은 김씨의 승마사진까지 나돌면서 양측의 깊은 인연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각종 의혹에 선을 그어온 그룹 입장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

‘불효’는 물론 기업 이미지에까지 엄청난 타격을 가한 ‘아들’에게 김 회장은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중인 장 회장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누리꾼들은 참담함을 표하고 있다. 부자집 ‘왕자님’으로 태어난 이들의 특권의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제일 높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 국민이 촛불을 드는 비상시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 분개하는 이들도 많다.

재벌 2, 3세들의 일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때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TV화면을 가득 채우지만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매뉴얼까지 등장한 운전기사 갑질로 화를 자초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이 최근 ‘벌금형 약식기소’를 받으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게세다.

▲ 재벌 2, 3세들의 일탈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은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좌우부터 동국제강 장선익, 한화 김동선, 대림산업 이해욱, 현대BNG스틸 정일선.

재벌 2~3세들의 갑질이 끊이지 않는 것은 ‘돈이면 다 된다’는 이들의 천박한 ‘특권의식’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터진 김동선의 갑질 사건은 더 이상 이들에게 관용이 필요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법을 법대로 시행하는 것이 이들의 탈선을 막는 지름길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