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중소기업이 수년간 공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고도 사업화에 실패해 절반 이상의 기술이 사장돼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중소기업 기술사업화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4년 기술혁신을 통해 신제품이나 개선 제품을 내놓은 기업은 전체의 17.1%에 그쳤다. 특히 기업 규모별로 신제품·개선 제품 출시 비율을 보면 50인 이하의 소기업이 14.7%, 50∼299명의 중기업이 23.9%로, 대기업(53.4%)보다 크게 낮았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하는 경우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성공률은 96%로 대폭 올라갔지만, 이 기술을 실제 제품에 적용해 시장에 내놓은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일본(54%)이나 미국(69%), 영국(70%) 등 주요 선진국의 사업화 성공률은 우리나라를 크게 웃돈다. 힘들게 기술개발에 성공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묻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는 의미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개발 기술을 사업화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25.8%가 '사업화 자금 부족'을 꼽았다. '판매시장 미성숙' 13.9%, '개발제품의 높은 가격 수준' 13.7%, '제품 완성도 미비' 12.9%, '사업화를 위한 전문인력 부족' 10.7%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연구원 양현봉 박사는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사업화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기술사업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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