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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선진화=경제선진화’…더 미룰수 없다
2008년 08월 11일 (월) 17:37:40 김대의 기자 dykim@smedaily.co.kr

공기업선진화가 필요한 이유와 추진원칙· 방향은?

공기업은 과거 민간역량이 부족했던 시기 정부 주도형 경제발전 체제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그 동안 공공부문은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졌고 시장의 감시체제에서도 벗어나 있어 경영효율성 제고와 방만경영을 해소하는데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왔다.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고액연봉과 성과금을 보장하고, 적자 누적에도 불구하고 책임질 사람이 없으며, 적자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공기업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기업 가운데 연평균 최고연봉은 9677만원으로 ‘연봉 1억원’에 육박하고, 공기업 평균연봉만 하더라도 5340만원에 이른다. 대형 35개 공공기관의 경우 2002~2007년 간 1인당 부가가치는 연평균 1.8% 증가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6.6%나 늘었다. 이는 민간의 생산성과 인건비에 비교해서 턱없이 불합리한 것이다. 흔히들 공기업을 ‘신이 내린 직장’이라며 냉소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사 중복기관으로 인한 예산낭비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IT·켄턴츠·방송·영상산업 지원 기능의 경우 지식경제부 산하에 정보통신연구진흥원·소프트웨어진흥원·전자거래진흥원·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산업진흥원·컨텐츠진흥원·방송영상산업진흥원·영화진흥위원회가 산재해 있어 중복·과잉지원, 기관간 갈등 등 비효율적 문제가 심각하다.

한때 ‘신이 내린 직장’이란 표현에는 공기업 직원에 대한 부러움, 배아픔의 의미가 강했지만, 이제는 곪을 대로 곪아 국가 성장잠재력마저 떨어뜨리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개혁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역대 정부들은 출범초기 민영화를 비롯한 공기업 개혁의지를 강조했지만, 이해당사자들의 반발, 정치적 여건 등에 발목이 잡혀 당초 계획이 축소되거나 아예 논의가 중단되면서 공공부문이 비대화되고 경제전체의 효율성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겪었다.

그러나 세계 많은 선진국들은 민영화를 포함한 공공부문 개혁의 성공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영국은 1979년 총선거를 통해 집권한 대처 수상이 ‘영국병’이란 오명으로 상징되는 무기력한 영국 경제와 사회의 재건을 이루기 위해 ‘작은 정부’라는 철학으로 국영기업 민영화를 포함한 대대적인 공공개혁을 단행했다.

일본도 고이즈미 내각의 2007년 우정공사 민영화 등 과감한 공공개혁으로 ‘잃어버린 10년’을 마무리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공공부문 민영화 등으로 성장을 새로운 발판을 만드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거꾸로 지난 5년간 공기업 수와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낮은 생산성과 불투명성, 효율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선진화’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국가경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선진국의 기본조건은 경제활성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의 자율과 창의에 입각한 ‘시장경제’가 활성화 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특히 공공영역 중에서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민간에 맡겨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공기업 선진화’의 근본 취지이다.
공기업 선진화는 경제 선진화의 핵심 선결과제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이다.

   

■ 공기업 선진화 원칙과 방향

새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추진을 위해 4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작은 정부 큰 시장’ 원칙이다. 공공부문에서 민간이 수행 가능하고 정부의 영역이 과도했던 분야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민간에 이양해 민간이 자율과 창의를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고 활력있는 시장경제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둘째, ‘공기업 선진화’는 국민부담을 줄이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더라도 이것이 가격인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신중히 추진하고, 공공부문의 개혁을 통해 공공기관에 투입되는 정부지원을 절감함으로써 국민의 세부담을 낮추자는 것이다.

셋째, 고용 불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영화 대상기관은 ‘고용 승계’ 원칙을 통해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해 주고, 통폐합 대상기관도 자연 감소 등을 활용해 감축 인원을 흡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마지막으로, ‘공기업 선진화’는 해당 공기업의 노조, 이해관계자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국민적 합의를 통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 하에 총 30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연구 검토, △민영화 △통폐합 △기능 재조정 △경영효율화 등 4가지 방향으로 추진키로 했다.

우선 경쟁여건이 형성되어 있거나 향후 경쟁가능성이 높아 민간수행이 바람직한 경우는 민영화한다. 다만, ‘전기, 가스, 수도, 건강보험’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어서 업무가 상호 유사, 중복되는 공공기관은 기관을 통폐합하고 여건변화로 기관의 기능 또는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한 경우는 기능을 재조정한다. 아울러 공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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