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행장 4월 임기만료…내달 3일까지 후보 공모
차기 행장에 '낙하산' 대신 민간 출신 가능성 부각

▲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이원태 수협은행장의 후임에 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 출신이 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정부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 척결을 요구하는 금융권의 기류가 수협은행으로 옮아가고 있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이원태 수협은행장의 후임에 정부 입맛에 맞는 관료·정치인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와서는 안된다는 조직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다음달 3일까지 차기 수협은행장 후보를 공개모집한다. 수협은행은 수협법에 따라 현 행장 임기만료일로부터 40일에서 60일 전까지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차기 행장 내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오는 4월12일까지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접수된 후보자 중 면접대상자를 추려 8일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10일께 차기 행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후보자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수협은행장으로 확정된다.

그동안 수협은행장 자리는 현 정권의 유력 인사나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이주형 전 행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이고, 이원태 행장은 예금보험공사 출신이다. 내부출신 행장은 설립 이래 단 한번도 배출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행장의 후임 인선을 앞두고 조직 안팎에서는 외부 출신이 아닌 내부의 승진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정부의 입김이 약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CEO를 원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높다. 수협은행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협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12월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독립된 만큼 경영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차기 은행장에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미래 시장 개척, 먹거리 창출 등을 제시할 금융 전문성을 은행장 선임 최우선 자격요건으로 제시한다"며 정부와 금융당국, 행추위에 대해 낙하산 인사 배제와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현재 은행권의 CEO 인선 기류도 내부출신 기용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김도진 행장을 포함해 3연속 내부출신을 수장으로 맞았고, 행장 교체를 앞둔 수출입은행의 경우에도 내부 승진인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금융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내부출신 행장이 탄생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민간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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