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집단대출 '절벽' 심화…대출금리 오름세
신협·새마을금고, 신규 집단대출 취급 사실상 중단
건설업계 "죽겠다" 아우성…중소업체 타격 커질듯

▲ 금융당국의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전방위 규제 속에 은행권에 이어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서도 신규 집단대출 취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분양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중소형 건설사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에서도 집단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사실상의 집단대출 총량제를 시행하자 시중·지방은행은 물론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대출 옥죄기에 돌입하면서 건설사들은 대출을 받아줄 금융회사 찾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아무리 청약 성적이 좋아도 지방 사업장이란 이유로 퇴짜를 맞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다 깐깐해진 여신심사로 대출금리마저 가파르게 오르는 등 집단대출 규제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가계부채 폭증세를 견인해 온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사실상 대출 '자제령'을 내리자 시중은행들은 신규 집단대출 취급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 역력해지고 있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올 1월 111조7289억원에서 2월 111조275억원으로 5214억원 줄었다. 이는 1월 잔액 감소 폭(-316억원)보다 2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집단대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잔액이 줄어든 이후 석달 연속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단위 농·수협 등 상호금융권에도 원리금 분할상환과 소득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서 집단대출 거부 움직임이 제2금융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협은 이달 1일부터 집단대출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했고, 새마을금고도 사실상 집단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아직 대출 잠정 중단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집단대출 신규 취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방향에 따라 은행권과 제2금융권이 집단대출을 깐깐하게 시행하면서 분양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주택협회가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집단대출 협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올 1월 말까지 신규분양 단지 52곳 중 금융권과 대출 협약을 체결한 단지는 15곳에 불과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계약률이 95% 이상인 30곳의 사업장 중 절반 이상이 대출은행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금융권의 경직적인 대출태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한 공공택지의 경우에도 금융사와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집단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연 3.15%에서 올 1월 연 3.76%로 넉 달 만에 0.61%포인트나 상승했다. 또한 수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현재 4% 중반까지 오른 상태다.

올해 들어 금융권에서 집단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 중소형 건설사들은 대출은행의 선정과 협약체결 시기를 분양 이후로 미루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분양계약 이후 대출은행을 섭외하지 못할 경우 분양계약자의 민원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사업 리스크 확대로 업체들의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년에 한두 군데 분양해서 먹고 사는 지방의 중소형 건설사들은 분양계획 차질로 인한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지방 사업장에 대한 집단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분양시장 한파가 지속될 경우 지방 건설사들의 경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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