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컨소시엄 구성에 도시바와 협업 가능성까지⋯다크호스로 떠올라

[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출국금지 해제로 글로벌 경영 족쇄가 풀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 몸값이 최대 30조원대로 치솟은 상황에서 그룹 총수가 힘을 보태면서 SK하이닉스의 베팅가도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4일 SK그룹 전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난다. 최 회장은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메모리 반도체 인수와 관련해 SK의 비전을 설명하고 새로운 협업 방법 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현재 도시바 인수전은 현재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SK하이닉스 등 4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중 폭스콘이 예비 입찰에서 3조엔(약 31조5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쩐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최 회장은 여러 차례 도시바 인수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지난 13일 한국과학기술원 서울캠퍼스 특강을 마친 뒤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본 입찰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 보겠다”며 도시바 인수 밑그림이 단순 기업인수에서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능하면 현장에 많이 다니면서 답을 찾아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다양한 협업관계를 구상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도시바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다. 베인캐피탈이 일본에서 활발히 투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 매각에 대한 일본 내부 반발이 큰 상황에서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처럼 컨소시엄을 다양화하고 FI까지 추가해 인수자금 부담까지 줄일 경우 인수에 성공한 뒤 승자의 저주에 시달 수 있다는 우려도 사라질 전망이다.

만약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인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1위 삼성전자와 양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더욱이 최근 세계 최초로 72단 4세대 3D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는 등 SK하이닉스의 낸드 역량이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양사의 시너지가 상당히 막강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올해 수익성도 눈에 띄게 개선될 전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D낸드 비중은 지난해 말 10% 정도였지만 올해 3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수요증가에 수혜를 극대화해 실적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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