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저축은행 26일 본입찰…매각 흥행 조짐
유력 인수후보에 '日 알리바바' 라쿠텐 부상

▲ 탄탄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일본 금융그룹이 '토종' 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며 국내 서민금융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알짜' 대형 매물로 꼽히는 현대저축은행마저 일본계 자금의 품에 안길지 주목된다. 사진=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올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저축은행의 매각작업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탄탄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일본 금융그룹이 '토종' 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며 국내 서민금융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총자산 1조원 규모의 대형 매물인 현대저축은행마저 일본계 자금의 품에 안길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현대저축은행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현대저축은행 지분 100%(5560만주)로, 현대저축은행은 옛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로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KB금융은 KB저축은행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현대저축은행을 정리하기로 일찌감치 가닥을 잡고 지난해 9월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당시 일본 라쿠텐과 홍콩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자산 규모 1조원대의 대형 매물인 현대저축은행은 '알짜' 매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현대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조7202억원에 달한다. 총수신은 1조4450억원, 거래자수는 15만3224명이다. 국내 저축은행업계 자산규모 8위인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당초 OK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이 현대저축은행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들의 인수전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새로운 일본계 자금이 현대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을 주목하고 있다. 라쿠텐이 지난해 말 진행된 예비입찰 단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데다 당시 KB금융 측에 매각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현대저축은행 인수에 남다른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은 당시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잠정 중단했으며, 최근에 매각작업을 다시 재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놓고 라쿠텐과 KB금융 간에 긴밀한 사전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일 라쿠텐이 현대저축은행의 새주인이 되면 일본 금융회사가 아닌 소비재 유통기업이 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계 자본은 국내 저축은행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SBI·OSB·JT친애·JT저축은행 등 일본계 저축은행 4곳의 자산 합계는 9조6439억원으로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52조4000억원)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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