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대기업 가세하며 ‘치킨게임’ 가속화…양극화 심화할 듯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출혈경쟁에 허덕이는 온라인쇼핑업체들이 이번에는 방문자 감소로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쇼핑업체들에게 방문자수는 매출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그동안 수익성 악화에도 매출확대로 버텨온 업체들에게 그 의미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25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대 온라인쇼핑사이트(G마켓·11번가·옥션·쿠팡·위메프·티몬)의 전체 순 방문자 수(PC·모바일 합산, 닐슨 코리안클릭 집계)는 8486만2974명이었다. 전년 동기(9338만3363명) 대비 9.2% 급감한 수치다. 업체별 감소율은 2~19% 수준이었다.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온라인쇼핑사이트는 G마켓(1907만4754명)이었고 이어 11번가(1879만6319명)·옥션(1549만1039명)·위메프(1130만7096명)·쿠팡(1028만1392명)·티몬(991만2374명) 순이었다. 티몬이 유일하게 방문자 수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지난해 전체 영업적자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할 정도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이제는 방문자수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유통대기업의 온라인사업 강화를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오프라인에 주력해왔던 유통대기업들은 각종 골목상권 규제로 성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최근 온라인몰 영업력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와 쿠팡간에 벌어졌던 '기저귀값 전쟁'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단골’로 불리는 충성고객이 업체별로 늘어나고 포털을 통해 유입되는 간접 트래픽이 많아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포털에는 그 대가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줘야한다.

문제는 온라인쇼핑에서 방문자수가 매출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방문자가 줄면 그만큼 매출에 부정적이다. 경쟁에서 밀리는 하위권 업체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수익성 악화를 매출확대로 상쇄해온 업체의 경우 매출이 줄면 버티기도 그만큼 힘들어지게 된다.

이에 따른 업계 재편 가능성도 주목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방문고객까지 줄면 상위사 중심의 지각변동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다만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영토를 넓히고 있는 유통재벌들과 시장을 양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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