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회장 장남 대헌씨와 부인 우현희씨 100%지분…내부거래율 43%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호반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침체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남다른 성장세로 주목받아온 곳이다. 2016년 시공능력평가 13위에 주택도시보증공사 4년 연속 AAA등급을 받을 정도로 탄탄하다. 앞서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도 호반건설의 풍부한 현금동원력이 집중조명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호반건설보다 더 주목을 받는 곳은 호반건설주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모 회사인 호반건설의 실적을 앞질렀다. 호반건설주택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539억원으로  호반건설(1조1816억원) 보다 많다.  2008년(170억원) 대비 70배나 넘는 성장세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959억원으로 호반건설(1791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실적으로만 따지면 그룹 간판기업이 바뀐 셈이다.

호반건설주택의 놀라운 성장세에는 내부거래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매출액중 5400억원 가량이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내부거래율은 43%에 달한다. 2013년 7월 종속회사였던 호반씨엠과 에이치비자산관리를 흡수합병하기 전으로 보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진다. 2012년 호반건설주택(당시 사명 비오토)의 매출 90% 가량이 에이치비자산 등 관계사로부터 나왔다. 합병 직후인 2014년 한때 그 비율이 8%대로 내려앉았지만 이후 다시 급증했다.

2014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된 이후 내부거래를 줄여가던 재계의 분위기와 호반건설주택의 상황은 달랐던 셈이다.

▲출처 : 호반주택건설 감사보고서

이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야기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상무(지분 85.7%)와 부인 우현희 KBC문화재단 이사장(14.3%)이었기 때문이다. 지분을 합치면 100%로 사실상 이들의 개인회사다. 여기서 경영권 승계용 일감몰아주기 편법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호반건설주택은 지주사격인 호반건설의 지분 12.63%를 보유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호반건설주택의 최대주주이자 유력한 경영 후계자인 김 상무의 그룹 지배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호반건설주택 측은 사업 구조상 불가피한 부분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일감몰아주기방지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오너일가 일가의 지분율 30% 기준으로 호반건설주택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현행 일감 규제를 피해가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는 사회적 비판이 고조되면서 그 기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편집자주] 일감몰아주기는 재벌가의 대표적인 사익편취 행위중 하나로 꼽힌다. 오너일가는 자기돈 한 푼 안 들이고 막대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지만 일감을 몰아준 회사는 기회비용을 날려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의 진입기회를 원천차단한다. 알짜 거래처를 넘겨주는 일감떼어주기도 횡횡하고 있다. 최근 한 20대 청년이 자기돈 한푼 안 들이고 10조원대 그룹의 대주주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이 국민에게 크나큰 박탈감을 안겨줬다. 대기업들이 특별한 제재없이 부당이득을 누리면서 중견‧중소기업들의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물려받은 막강한 경제력으로 권력화된 재벌 2~3세들의 갑질 사건이 심심치 않게 터지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우리 사회 슬픈 자화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같은 불공정거래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 규모에 상관없는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천명하고 정치권에서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높은 내부거래로 도마에 오른 기업들의 현주소를 살펴보며 대안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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