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올해 하반기 중소기업 자금조달 여건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IBK경제연구소가 29일 발표한 '하반기 중소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살아난 수출과 정부의 재정확대 조치로 올해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은 작년의 30조5000억원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중소기업이 돈을 빌릴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올 4월까지 중기대출은 16조5000억원 늘어나 순증 규모가 지난해 동기에 견줘 17.0% 증가했다. 5개 시중은행의 중기대출 순증액은 9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자산 순증액(7조3000억원)보다 많았다. 가계 또는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중기대출을 늘린 것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도입됨에 따라 은행이 중기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IBK경제연구소는 구체적으로 공급, 수요, 정부, 금리 등 대출에 영향을 주는 4가지 요인을 분석했다.

우선 공급 요인은 '중립'으로 판단했다.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와 가계 대출 억제에 따른 기업대출 풍선효과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 증가로 대출 여력 축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어서다.

수요와 정부 요인은 중기대출 순증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개선으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등 중소기업 지원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 금리 요인은 대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IBK경제연구소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과 조선업종의 부실 심화로 대출 건전성 악화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3년간 시장금리와 연체율간 상관계수는 0.82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깝다는 것은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특히 조선업종 밀집지역의 중소기업은 매출 감소와 자금 상환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IBK경제연구소는 "유망 업종과 우량 기업에 대출이 집중되면서 전반적인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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