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각각 통신과 콘텐츠에서 업계 1위를 점하고 있는 양사의 협력으로 'ICT-콘텐츠' 합종연횡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17일 상호 계열사 지분인수를 통한 콘텐츠 사업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음향기기 계열사 아이리버와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사 SM C&C에 각각 250억원과 65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SM엔터테인먼트는 계열사와 함께 아이리버와 SM C&C에 각각 400억원과 7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로 내노라하는 K팝 스타들은 물론 SM C&C를 통해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등 인기 스타의 매니지먼트와 각종 방송 콘텐츠 제작까지 담당하고 있다. SM C&C는 지난해 매출 954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올 초 취임 직후부터 의욕적으로 이번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그룹 내 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사장이 취임한 이후 SK텔레콤이 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은 SK텔레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우선 아이리버를 앞세워 K팝 팬을 대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이리버가 샤이니 멤버의 목소리를 담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제작하거나 엑소의 로고를 새긴 이어폰을 만드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를 위해 아이리버는 SM의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인 SM MC와 합병하는 한편 스타 머천다이징 업체 SM LDC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두기로 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AI 기술 등 ICT와 한류 콘텐츠의 결합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SM엔터테인먼트도 ICT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콘텐츠 확대를 위해 ICT 기업과 제휴를 꾸준히 모색해왔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는 SK텔레콤 계열사인 SK C&C의 인공지능 '에이브릴'과 결합한 음성 비서를 선보이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 C&C를 통해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해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대행사 '덴츠'를 벤치마크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부터 광고주로부터 선투자를 받아 다시 콘텐츠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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