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논란 번지면서 ‘2대주주’ 국민연금 투자도 ‘입방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인기게임 엔씨소프트 리니지M에 대한 사행성 논란이 불붙고 있다. 복권처럼 뽑기 형태의 ‘확률형 아이템’에 수십, 수백만원을 썼지만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했다는 유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민관 협의체를 제한하는 등 게임업계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후폭풍이 우려된다.

지난달 출시된 리니지M은 올해로 19년째를 맞고 있는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이다. 공성전, 아이템, 몬스터 등이 모바일에 그대로 재현됐다. ‘아재의 귀환’이라는 추억 마케팅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출시되자마자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일 하루에 올린 매출만 130억원에 달한다.

리니지M의 돌풍으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넥슨-엔씨소프트간 경영권 분쟁 휘말리며 고전했던 과거를 훌훌 털어내고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주가도 올초 20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올라섰다. 한때 주가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이 김 대표의 퇴진운동을 벌이기도 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대반전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출시 20여일 만에 유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과금체계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리니지M은 무료게임이지만 무기 등 아이템을 얻을 수 있거나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유료 아이템도 판매한다. 구체적으로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경험치와 게임머니인 아데나 획득률을 높여주는 아이템이다. 사실상 돈을 주고 시간과 능력치를 사는 셈이지만 고레벨의 경우 이 아이템을 쓰지 않고는 캐릭터 육성이 쉽지 않다. 문제는 여기에 일당 수만원씩을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확률형 아이템’은 사행성 논란까지 야기하고 있다. 지난 12일 업데이트된 '켄라우헬의 무기 상자'의 경우 전설, 영웅, 희귀, 고급등급의 무기 등을 미리 정해진 확률에 따라 얻을 수 있다. 1개 구매가격은 다이아몬드 1200개로 현금 3만원 수준이다.

▲ 지난 12일 업데이트된 확률형 아이템 '켄라우헬의 무기 상자'에서 전설등급 무기인 ‘나이트발드의 양손검'이 나올 확률은 0.0001%에 불과하다. 사실상 복권이나 로또처럼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인 셈이다. 유저들이 막강한 능력치의 상위템에 대한 유혹을 쉽게 떨치기 힘들다는 점에서 도박처럼 중독성과 사행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리니지M 사이트 캡쳐.

유저들은 확률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 이 상자에서 전설등급 무기인 ‘나이트발드의 양손검'이 나올 확률은 0.0001%에 불과하다. 사실상 복권이나 로또처럼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인 셈이다. 실제 돈만 쓰고 말았다는 사례는 즐비하다. 유저들이 막강한 능력치의 상위템에 대한 유혹을 쉽게 떨치기 힘들다는 점에서 도박처럼 중독성과 사행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정액제로 운영해온 리니지에 ‘드래곤의 보물상자를 열어라’ 등 이벤트 명목으로 유료템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비슷한 유저들의 불만을 산 바 있다.

현재 50만원으로 구매한도가 제한되는 PC 온라인게임과 다르게 모바일 게임에는 구매한도가 없다는 점에서 리니지M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른바 '린저씨'로 통하는 한 유저는 “옛날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돈만 쓰고 떠난다”며 “유료템 자체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확률이 너무 극악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현질(유료템 구입) 유도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어플 리뷰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행성 논란이 번지면서 국민연금이 이 회사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조명 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75%로 최대주주 김택진 대표(12.02%)와 맞먹는다.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해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엔씨소프트 글로벌커뮤니케이션 윤진원 실장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은 게임 밸런스를 고려해 정해진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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