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일감 부족현상에 시달리는 데다 앞으로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공백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가 생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일 조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27일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8월 초까지 조선 3사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 3사는 매출 감소로 인한 외형 축소가 이어지겠지만, 지연됐던 해양플랜트 인도가 순조롭고 지난해 대비 수주 상황이 개선된 덕분에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2분기 5000억∼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상반기 총 7척, 7억7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해 올해 목표치 55억달러의 14%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수주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내정된 수주 건도 있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현대중공업(조선·해양부문 존속법인)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4조4270억원, 영업이익 1481억원이다. 수주 상황의 경우 현대중공업 그룹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상반기 총 72척, 42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확정 지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액(75억달러)의 60% 가량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275억원, 영업이익 454억원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 274억원과 합치면 올 상반기 727억원의 흑자를 낼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총 13척, 48억달러 규모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 65억달러의 약 74%를 채웠다.

조선 빅3가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업황 개선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평가다. 매출 감소와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아직 띠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이어져 온 수주절벽의 여파는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주가 일감에 반영되기까지는 보통 1년 정도의 시차가 있어 올해 새롭게 수주한 실적은 아직 생산 현장에 반영되지 않는다.

글로벌 조선업계의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수주잔량이 1척이라도 남아있는 '액티브 야드'(Active Yard)는 이달 초 기준 358개로 집계됐다. 이는 조선업이 초호황이던 2009년 초 934개에 비해 약 62% 감소한 것이다. 가동 중인 조선소마저도 358개 중 약 30%는 올 연말이면 일감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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