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금리 20% 이상 회원비중 절반 넘어
카드론 평균금리 15%…대출액 3년새 7.3조원↑
서민가계 이자부담 가중, 취약차주 비중 높아져

▲ 제2금융권이 차주의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매기는 이른바 '묻지마 대출'로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고 가계빚 부실화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도 카드업계의 고금리 대출영업 행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카드업계의 고금리 대출장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카드사 대부분의 연 20% 이상 대출금리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고,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무려 70%를 넘어섰다. 제2금융권이 차주의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매기는 이른바 '묻지마 대출'로 서민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고 가계빚 부실화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크지만, 카드사들의 고금리 영업행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지난 5월 말 기준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현황을 보면 대출금리 연 20~27.9%이 적용된 회원비중은 기업은행이 76.93%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73.68%), 대구은행(71.91%), SC은행(71.39%)이 뒤를 이었다. 이들 은행계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10명 중 7명은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이어 현대카드(68.89%), 경남은행(68.78%), 제주은행(59.06%), 광주은행(55.7%), 농협은행(55.16%), 하나카드(54.51%), 삼성카드(52.80%), KB국민카드(49.70%), 신한카드(45.32%), 비씨카드(43.24%), 우리카드(38.83%), 롯데카드(32.24%) 등의 순으로 연 20% 이상 회원비중이 높았다.

최고 금리대인 26~27.9%의 이자를 내는 회원비중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카드와 대구은행으로 각각 25.96%, 21.01%에 달했다. 농협은행(13.99%)과 우리카드(19.83%), 씨티은행(9.47%) 등도 10% 안팎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현금서비스와 함께 카드사의 대표 대출상품인 카드론 금리는 평균 연 15% 안팎이다.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인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연 15.23%로 가장 높았고 하나카드 14.69%, 삼성카드 14.69%, 현대카드 14.68%, 신한카드 14.51%, 광주은행 14.43%, 전북은행 14.15%, 우리카드 13.78% 등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신용판매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출사업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왔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안정보고서를 보면 국내 카드사의 전체 카드대출액은 지난 2013년 말 2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000억원으로 3년 만에 7조2000억원(32.5%) 늘었고, 카드론은 이 기간 16조4000억원에서 23조7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조달비용 대비 카드대출 수익률은 167.1%로 지난해(132.2%)보다 34.9%포인트 급증했다. 이처럼 대출 마진율이 크게 오른 것은 저금리로 조달비용이 크게 줄었지만, 카드대출 금리는 소폭 낮추는데 그치면서 수익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수익성 확보에 대한 대안으로 고금리의 카드대출에 열중하면서 가계의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은 대출 절차의 간편성 때문에 소액의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생계자금 목적이나 다른 대출을 갚기 위한 돌려막기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카드업계의 대출 확대와 맞물려 카드대출 취약차주 비중은 2013년 말 9.9%에서 올해 1분기 11.4%로 1.5%포인트 가량 올랐고, 소득 감소 가능성이 큰 60대 이상 고령층 차주의 연체금액 비중도 같은 기간 10.8%에서 13.1%로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에도 불구하고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카드대출 사용이 가계부채의 악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대출의 접근성과 편의성 등을 이유로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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