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최악은 피해 다행…고용 안정성 우려"

▲ SK증권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제치고 케이프투자증권이 25일 SK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SK증권지부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SK증권 졸속매각 반대 규탄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SK증권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케이프투자증권이 선정됐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제치고 케이프투자증권이 결국 SK증권의 새 주인으로 낙점된 것이다. 그동안 SK증권 노조가 큐캐피탈의 인수를 강력 반대해온 만큼 SK그룹의 이번 결정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케이프투자증권도 인수 후보로 부적격한 측면이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K그룹과 SK증권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25일 본입찰에 참여한 복수의 인수 후보 가운데 케이프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K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에 따라 지난 6월부터 SK증권 지분 전량에 대해 공개 매각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20일 본입찰에 이어 이날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본입찰에 큐캐피탈과 케이프투자증권 등 두 곳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SK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다음달 중 케이프컨소시엄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완료되면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SK 관계자는 "임직원 고용 안정과 SK증권을 성장·발전시킬 의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심사 통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케이프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SK증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큐캐피탈이 유력하게 점쳐왔고, SK증권 노조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큐캐피탈의 인수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큐캐피탈이 회사를 인수하고 단기 구조조정을 통해 차익을 얻어 되파는 것이 목적인 구조조정전문회사인 만큼 국민의 재산을 책임지는 금융회사인 SK증권의 새주인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SK증권 노조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큐캐피탈의 SK증권 인수 결사 반대를 외치며 'SK증권 졸속매각 반대 규탄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규동 SK증권 지부장은 "인수 후보 가운데서도 큐캐피탈의 SK증권 인수를 강력히 반대해왔는데, 가장 우려했던 일은 피한 것 같다"며 "하지만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에도 인수 이후 점포 축소와 인력감축, 일방적인 임금 삭감 가능성 등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SK증권 노조는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인수 후보로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케이프투자증권이 과거 LIG투자증권 인수 이후 취업규칙을 어기는 등 노사관계에서 파열음이 적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케이프투자증권이 6개월마다 직원평가를 통해 평가가 안 좋은 직원의 임금을 20% 삭감하거나 노조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지부장은 "이날 저녁에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향후 투쟁의 방향도 케이프투자증권에 최종 인수된 이후 SK증권 내부 구성원이 요구하는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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