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선명한 초고화질(UHD) 텔레비젼(TV)로 영상물을 시청했을 때 눈 깜박임 양상이 변화하면서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황정민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강병수·양희경)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연구팀(서민원·서종모)과 공동으로 23∼64세 59명(남 24명, 여 35명)에게 60인치 UHD TV로 초고화질 동영상을 10분간 보게 한 뒤 눈 깜빡임과 눈물막 파괴시간, 눈의 피로도 등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안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적게 나오거나 쉽게 말라서 눈 표면에 염증이 생겨 눈이 불편해지는 질환이다.

이번 조사 대상 59명 중에는 32명이 정상이었고, 27명은 안구건조증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250 룩스(lux)의 일반적인 생활 조도에서 1.2m 거리를 두고 TV를 시청하도록 했다.

이 결과 정상군에서 TV 시청 전보다 후에 눈물막 파괴시간이 짧아지는 유의성이 관찰됐다. 눈물막은 안구 표면의 '코팅막' 개념으로 파괴속도가 빠를수록 안구건조증 위험에 더 노출된 것으로 불 수 있다.

이런 상관성은 이미 안구건조증군이 있는 그룹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각막 상피가 벗겨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각막미란' 점수는 정상군과 안구건조증군 모두 TV 시청 전보다 시청 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또 안구건조증군에서는 TV 시청 후 결막 충혈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눈의 피로도와 안구건조증 증상을 묻는 설문에서는 정상군에서 시청 초기보다 후기에 주관적인 눈의 피로도나 안구건조증 증상이 심해진다는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시청 전후 비교에서는 정상군과 안구건조증군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눈깜박임 양상 분석에서는 정상군에서 시청 초기보다 후기에 평균 깜박임이 증가했다.

황정민 교수는 "초고화질 텔레비전 시청은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시청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UHD TV 시청 이후의 안구건조증 지표나 눈깜박임 양상 변화를 객관화하려면 좀 더 긴 영상을 이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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