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비정규직 1%’와 ‘착한승계’로 칭송...주가도 '날개'
10조원대 하림 주식 한푼 안들이고 확보 의혹...공정위 조사

▲함영준 오뚜기 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새정부 들어 명암이 엇갈린 두 식품기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청와대가 인정한 ‘착한기업’으로 국민의 박수를 받고 있는 오뚜기와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벌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인 하림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오뚜기는 오는 27~28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과의 만찬 회동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오뚜기의 ‘상생경영'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뚜기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충실히 이행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실제 오뚜기의 전체 직원 3099명 중 비정규직은 36명, 단 1%에 불과하다. 유통업계에서 비정규직의 대명사로 통하는 마트 시식사원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더욱이 오뚜기는 떳떳한 부의승계로 칭찬받아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3500억원대의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증여세 1700억원을 한푼도 빼지 않고 깨끗이 납부했다. 그동안 재벌가에서 비일비재했던 편법, 불법승계 잡음이 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함 회장이 1977년 오뚜기에 입사한 뒤 2010년 회장직을 물려받을 때까지 무려 33년에 걸쳐 경영수업을 받았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초고속 승진으로 출발부터 ‘미래 회장님’으로 군림했던 여타 재벌가 2~3세들과 사뭇 다른 행보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노블리제 오블리주의 한 사례로 오뚜기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갓뚜기’라는 기분좋은 별명도 따라붙고 있다.

투자자들의 표정도 밝다. 만찬 회동 참석 사실이 알려진 지난 24일 주가는 장중 88만원까지 뛰어올라 90만원을 넘보기도 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반면 편법승계 의혹으로 얼룩진 하림그룹은 거센 비판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까지 현실화되면서 그 처벌 수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는 2012년 비상장사인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 지분 100%를 물려받은 뒤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로 회사를 성장시켜 사실상 세금 한 푼 안내고 그룹 지배력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대인 준영씨가 10조원대 하림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하는데 들인 증여세는 10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회사측의 유상감자로 자금을 확보해 대납 의혹까지 제기됐다. 올품은 유상감자 자금 지급을 위해 주식 담보 대출까지 받았다.

주주들도 울상이다. 지난달 30일 증시에 상장한 지주사 제일홀딩스는 한달이 지나도록 공모가인 2만700원을 밑돌고 있다. 26일 낮 12시 현재 제일홀딩스 주가는 1만8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의 경우 약 13%대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제일홀딩스의 상장으로 김 회장 부자가 올린 상장평가액은 8000억원대에 달한다.

현재 공정위는 하림그룹의 편법증여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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