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27일 영업개시…벌써부터 금융시장 들썩
강력한 경쟁자 등장에 은행 등 금융권에 위기감 고조
모바일뱅킹·중금리대출 등 고객 쟁탈전 치열해질 듯

▲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이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무기로 한 카카오뱅크가 27일 공식 출범하면서 예·적금은 물론 중금리대출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어야 하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카카오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카카오뱅크가 27일 정식 출범한다. 지난 4월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성공적인 실적 행보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케이뱅크보다 인지도와 플랫폼 경쟁력이 높은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어느 정도의 센세이션을 일으킬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긴장감도 케이뱅크 당시보다 더 큰 모습이다. 두 인터넷은행간 영업 경쟁은 물론 시중은행과의 모바일뱅킹 고객 쟁탈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출범식을 갖고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에 이은 '2호 인터넷은행'의 탄생이다.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달리 지점을 두지 않고 모든 업무를 모바일·온라인·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통해 처리한다.

카카오뱅크의 핵심 경쟁력은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톡 주소록을 기반으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구동되는 간편 송금 서비스와 시중은행보다 수수료를 10% 수준으로 낮춘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가 최대 강점이다.

시중은행 영업창구에서 해외로 5000달러를 보내면 총 5만4960원을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면 단 돈 5000원이면 된다. 카카오뱅크는 5000달러까지는 5000원, 5000달러 초과 시에는 1만원의 송금수수료만 내면 해외송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를 통해 송금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등 22개 국가로 한정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과 함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세 종류의 신용대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도 1억원이 넘는 고(高)신용자 전용 신용대출과 중(中)신용자 대상 중금리 신용대출, 소액의 급전이 필요해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든 '모바일 속 비상금' 소액대출이 그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서울보증의 보증보험을 활용해 8등급의 저신용자도 한 자릿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며 "대출금리의 경우 시중은행보다는 낮고 케이뱅크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간편대출도 특화상품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G마켓과 옥션 등 주주사의 판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두 채널에 입점한 소상공인 전용 대출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후발주자지만 카카오라는 이름에서 오는 인지도는 케이뱅크를 앞선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널리 퍼져있는 플랫폼 카카오톡을 활용해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케이뱅크보다 카카오뱅크의 출범에 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들이 앞다퉈 비대면채널을 강화하면서 많은 고객이 모바일 금융거래에 익숙해진 상태"라며 "카카오뱅크 출범을 계기로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중신용 대출고객군을 선점해온 저축은행들도 인터넷은행의 전방위 영업공세가 예고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 출범에 따른 영업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지만, 카카오뱅크가 합세할 경우 대출영업 등 실적하락이 가시화될 수 있다"며 "자체 중금리대출상품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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