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장 매각, 유상증자, 인력 구조조정 등 담아…채권단 “구체성 없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중국 더블스타와 매각협상이 결렬된 금호타이어가 격랑에 휘말렸다. 다시 기회를 잡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6300억원대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으나 채권단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보완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최종적으로 자구안이 미흡할 경우 박 회장 등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해임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전날 중국 공장 매각, 유상증자 등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공장 매각으로 3000억원, 유상증자로 2000억원, 대우건설 지분 (4.4%) 매각으로 13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조조정안도 포함됐다. 일반직 130명을 구조조정하고, 자구안이 실패할 경우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박 회장 측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채권단의 빚을 일부 갚고 나머지 자금은 국내에 신규 투자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받아드릴 지는 미지수다. 현재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지난 7월 제안했던 내용과 큰 틀은 비슷한데다 유상증자 주체 등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만약 유상증자에 계열사가 동원될 경우 그룹 전체의 부실화도 우려된다.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883%에 육박한다. 아울러 금호타이어 지분이 하나도 없는 박 회장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획득하게 된다는 점도 채권단의 고민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장 매각으로 채권단이 얻을 실익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난징 등 3곳에 있는 생산공장을 매각하더라도 현지 은행 빚(3160억원)을 갚아야 한다. 당장 돌아올 1조3,000억원의 채무를 해결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한 박 회장이 매각하겠다고 한 대우건설 지분은 채권단이 담보로 설정한 것이어서 채권단의 동의 없이 금호타이어가 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이 때문에 채권단 측에서 자구안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실패 경영인이 다시 혈세로 살린 기업을 되찾아간다는 일각의 비판과 최근 숭의초등학교 사건으로 박 회장 일가를 보는 일반 국민의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도 채권단의 판단에 고민을 더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내주 초 열리는 주주협의회에서 금호타이어 자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 과정에서 상표권 사용료 문제로 ‘걸림돌’로 작용했던 박 회장 측의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의 결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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