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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호타이어 매각 서두루지 마라
산업은행 3조9000억원 쏟아 부어⋯공적자금 최대한 회수해야
2017년 09월 14일 (목) 14:15:33 김두윤 기자 one@smedaily.co.kr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금호타이어를 얻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박삼구 회장의 채권단 구애가 뜨겁다. 중국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이 결렬되면서 기사회생한 박 회장은 6300억원대의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고개를 돌렸다. 다급해진 박 회장은 다시 ‘경영권‧우선매수권 포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실상 이번이 금호타이어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셈이다.

박 회장이 배수진을 치면서 산업은행이 그의 자구안을 무 자르듯 외면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더욱이 금호타이어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이슈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절차의 불공정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호남은 현 정부의 중요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외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살릴 기업은 살리겠지만 죽을 기업이라면 과감한 구조조정 채찍을 휘두르겠다”는 ‘원칙있는 구조조정’을 강조한 만큼 괜한 걱정이라는 시각도 많다.

더욱이 자칫 특혜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는 점도 채권단에게는 부담이다. 박 회장이 자구안에 포함 시킨 대우건설 지분은 채권단 담보 물건으로 채권단이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지분 매각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제안인 유상증자의 경우도 금호 계열사가 동원될 경우 동반 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근본적으로 박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도 말끔히 가시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을 위탁받아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실적이 악화하면서 빛이 바랜 상황이다. 더블스타는 이를 빌미로 매각가 인하를 요구했다가 협상이 결렬됐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당초 박 회장의 자구안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그룹 재건에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깔려 있다. 박 회장의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그룹에 위기가 닥치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수조원대의 혈세를 투입해 기업을 회생시켰다. 하지만 혈세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앞세워 되찾아왔던 금호산업 인수가는 7200억원대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을 살리기위해 출자전환 금액은 3조원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헐값 매각’ 비판 뭇매를 맞았다.

금호타이어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뻔 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2010년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이후 쏟아부은 자금은 신규자금(1조1000억원), 출자전환(5000억원), 상환유예(2조3000억원) 등 모두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이런 기업을 더블스타에 1조원도 안 되는 돈에 넘기려 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에게 이미 '최악의 구조조정'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상황에서 섣부른 매각보다 차라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업을 제대로 정상화시켜 공적자금을 최대한 많이 회수하는 것이 났다. 이렇게 회수된 혈세는 다시 일자리 창출과 유망 중소기업, 벤처기업 육성에 사용해 우리 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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