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문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 쉽지 않고, 공공부문도 ‘마중물’ 역할뿐
교육 통해 IT 기반 비즈니스에 최적화⋯스타트업산업 클러스터 설립해야

‘에코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취업 시장에 진출하면서 청년 실업 문제가 비상이다. 에코붐 세대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1979~1992년생과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의 자녀인 1991~1996년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에 2차 에코붐 세대가 2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취업 전선에 뛰어 들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인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중 20대 초반(20~24세), 30대 초반(30~34세)은 줄고 있는 반면 2차 에코붐 세대에 해당하는 20대 후반(25~29세)은 급증하는 추세다. 이들 에코붐 세대가 30대 초반에 접어들 때까지 향후 5년 동안 구직 수요가 최대치로 늘어나 청년 고용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및 고용동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5~29세 청년층 인구는 2018년 348만7000명, 2019년 357만명, 2020년 362만5000명, 2021년 36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363만2000명, 2023년 356만7000명 등으로 감소할 것이라 한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일자리 규모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2021년에는 134만1000명의 청년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가장 큰 일자리 공급원인 기업 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기술 혁신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일자리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향후 4~5년 안에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공부문 80만 일자리 제공도 청년 실업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는 하겠지만, 마중물 역할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처럼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 기업으로 진출이다. 에코붐 세대는 2000년 이후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부상하는 시기에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IT 기반 비즈니스에 최적화되어 있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의 활성화는 청년 실업률 감소 이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려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을 견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스타트업 기업은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기술이라기보다는 동종간, 이종간 그리고 글로벌 연계가 필수적인 기술이 대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의 스타트업 산업 클러스터 설립이 요구된다.

▲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코트라(KOTRA)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창립대회 및 발기인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12일 코트라에서 열렸던 ‘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에서 “현재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국내 혁신 도시 및 지방도시 중 일부(5~6개)를 글로벌 스타트업을 위한 ‘스마트시티 실증단지(Testbed)’로 전환하여 혁신도시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기존 산업과 스타트업 혁신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다. 에코붐 세대가 스타트업 기업으로 진출이 용이하도록 정부는 혁신 도시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로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에코붐 세대가 스타트업 기업으로 진출하여 성공한다는 것은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는 대기업에서 기대할 수 없는 혁신적인 기술들을 개발하여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로 나가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결혼과 출산율이 높아져 인구절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코붐 세대는 대한민국 미래의 마지막 희망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단기적인 정책보다 더 멀리 보는 거시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원호 논설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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