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대 예·적금 수두룩, 물가 고려하면 마이너스
저축은행은 2% 중반대로 이자 높여…수신경쟁 치열
직장인·고령자 등 저축은행 예금 갈아타기 늘어날 듯

▲ 저금리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시중은행의 '쥐꼬리' 이자에 실망한 예금자들의 저축은행 '예금 갈아타기'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예금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종잣돈 마련의 대명사였던 정기예·적금 금리는 연 1%대로 주저앉았고, 물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와 마찬가지다. 반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오름세를 타면서 연 2% 중반대로 복귀한 데다 높은 이자를 앞세운 예금특판도 꾸준히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시중은행의 '쥐꼬리' 이자에 실망한 예금자들의 저축은행 '예금 갈아타기'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은행들의 저축성 수신금리(평균)는 연 1.48%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순수 저축성예금 금리는 1.43%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1.39%)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43%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떨어졌고, 정기적금도 전월보다 0.05%포인트 내린 1.58%로 집계됐다.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연 2.0% 이상인 상품 비중은 1.0%로 6월(1.1%)보다 축소됐다.

반면 저축은행의 정기예·적금 금리는 연 2% 중반대로 올라섰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예금금리 공시를 보면 이날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32%, 정기적금은 연 2.58% 수준이다.

12개월 단리 정기예금 기준으로 페퍼저축은행이 2.65%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고 아주(2.60%), 스마트·예가람·유안타·키움·YES·한국투자(2.55%), SBI·고려·공평·금화·동원제일·유니온·조은·참·흥국(2.50%) 등도 2.5%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금리 예금특판을 통한 수신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JT친애저축은행은 12개월 이상 만기로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영업점 방문 고객에게 금리 2.5%(세전·단리)를 주는 특판을 진행 중이며, 공평저축은행도 12개월 기준 연 2.54%, 24개월 연 2.66%를 지급하는 정기예금 특판을 실시하고 있다.

높은 금리를 앞세운 예금 특판상품은 단기간 대규모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저축은행의 수신 확대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1%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데다 특판상품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저축은행 특판에 고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저축은행이 예·적금 등으로 수신한 돈은 지난 7월 말 기준 47조6361억원으로 1년 전(41조426억원)보다 6조5935억원(16.07%) 늘었고, 2015년 7월(34조5711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무려 13조650조원(37.80%)이나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최저 수준인 1.25%로 떨어진 지난해 6월 저축은행 수신액이 201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0조원을 넘겼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속속 내린 반면,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2%대를 유지하며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앞세워 젊은층과 직장인,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고령자 등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하면서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원하는 예금주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는 은행 예·적금에 돈을 넣어놔도 물가, 세금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와 마찬가지"라며 "시중은행보다 1~2% 가량 이자를 더 얹어 주는 저축은행의 예·적금상품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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