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행장 내달 26일, 박종복 행장 내년 1월 임기만료
임기중 실적개선에 구조조정 추진…고액배당도 공통점
미·영 본사 경영방침 수행에 적극, 재신임 가능성 높아

▲ 외국계은행을 이끌고 있는 '박씨(朴氏)' 한국인 행장인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나란히 연임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진회 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외국계은행을 이끌고 있는 '박씨(朴氏)' 한국인 행장인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나란히 연임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에 비해 외국계은행이 정치권 등 외풍에 시달릴 여지가 적은 데다 두 행장 모두 최근 수년간 희망·특별퇴직 시행에 따른 대대적인 인력감축과 점포 통폐합,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몸집 줄이기 등 해외 본사의 경영방침을 잘 수행해온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2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26일 임기가 끝나는 박진회 행장의 후임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씨티은행 안팎에서는 박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전임 최고경영자(CEO)가 장기 집권한 전력이 있고,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차기 행장 후보도 없기 때문이다.

박 행장은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에 따라 126개에 달하는 국내 소비자 점포 가운데 90개를 폐쇄하는 구상을 실행하고 있다.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박 행장이 폐쇄 대상을 90개로 줄이는 절충안을 마련해 가까스로 노조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내년 1월 초에 임기가 만료되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도 재신임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행장은 취임한 해인 2015년 말 전체 임직원의 961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5년 2858억원의 적자를 냈던 SC제일은행은 지난해 2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순익은 19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0억원)보다 51.7% 급증했다.

씨티은행의 실적은 여전히 SC은행에 밀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씨티은행이 거둔 순익은 212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 가량 줄어든 반면, 올 상반기에는 1171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증가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대주주가 있는 미국 및 영국 본사로 거액의 배당잔치를 벌인 점도 두 외국계은행의 공통점이다. SC제일은행은 2년 연속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자마자 800억원을 배당했다. SC제일은행은 배당을 하지 않았던 2015년을 제외하고 높은 배당을 실시해왔다. 2010년 62.04%, 2011년 78.14%, 2012년 102.72%의 배당성향을 보였고, 적자가 났던 2014년에도 1500억원을 중간 배당했다.

씨티은행도 미국 본사에 배당금으로 2014년 509억원, 2015년 1161억원에 이어 지난해 1145억원을 보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SC은행장 모두 고강도 구조조정 덕을 톡톡히 보며 임기 중 호실적을 내는 등 실적 면에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다만, 매년 빚어지는 국부유출 논란에도 고액배당을 해온 두 외국계은행장의 자리보전이 해외 본사에 충성한 대가라는 일각의 비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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