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사진)이 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유동성 위기에 휘말렸던 동부그룹이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재도약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사건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 여비서 A씨가 지난 2∼7월 김 회장이 자신을 상습 성추행했다며 낸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A씨는 관련 동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측은 “만진 것은 맞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며 “A씨가 동영상을 보여주며 '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회장이 비서의 신체에 손을 댄 사실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수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감내하며 ‘과거의 영광 재현’을 꿈꿨던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

김 회장은 1969년 설립된 미륭건설(동부건설)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오일 머니를 벌어들인 김 회장은 보험, 제철로 사업영토를 확장하면서 동부그룹을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룹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모태기업인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 핵심 계열사를 도려내는 아픔을 겪었다. 2013년 61개에 달하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24개까지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는 2014년 동부제철‧동부건설 유상증자 직원 참여 강요 의혹, 동부건설 채권단 공동관리 전 차명 주식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번졌다. 또한 동부대우전자 인수과정에서 동부증권을 동원해 700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인수자금을 불법 조성했다는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그때 마다 사측은 의혹을 강력부인했다.

현재 김 회장의 장남 김남호 상무는 그룹 지배구조상 양대축인 동부(구 동부CNI)와 동부화재의 지분을 각각 18.59%와 9.01% 보유중이다. 김 회장의 동부 지분은 12.37%, 동부화재는 5.94%다.

동부화재는 올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동부화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3698억원, 영업이익 496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7%, 53.7% 급증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동부화재가 향후 동부그룹 재도약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