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돈을 빌렸다가 원금이나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장기연체자 절반 이상이 신용회복에 실패하고, 3년이 지나면 사실상 가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채무불이행자 신용회복 과정을 추적한 결과를 담은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21일 발표했다.

한은이 2014년 새로 채무불이행자가 된 39만7000명을 추적한 결과 3년 6개월이 지난 올해 6월 말 현재 19만4000명(48.7%)만이 신용을 회복했다. 신용회복에 성공한 채무불이행자 중 13만3000명(68.4%)은 스스로 혹은 주변 도움 등으로 빚을 갚았다.

하지만 3만9000명(20.1%)은 자력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의 채무조정제도 등의 지원을 받았다. 나머지 2만2000명(11.5%)은 신용회복 방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고 3년이 지나면 신용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채무불이행자 대비 신용회복자 비율인 신용회복률이 채무불이행 발생 후 1년 이내는 29.5%에 달한다.

신용회복자 중 60.5%가 1년 이내 채무불이행 딱지를 떼는 데 성공했다. 1∼2년은 21.8%, 2∼3년은 15.4%, 3년 이상은 2.3%에 그쳤다. 1년 내 짧은 기간에 신용회복을 한 경우는 상당수가 담보대출자였다.

제2금융권 대출 차주 신용회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은 자력으로 신용회복에 성공한 비율도 낮은 순이다.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대부업, 할부·리스 등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신용회복률은 41.9%이다. 반면 이들 기관 대출이 없고 은행 등에서만 돈을 빌린 차주는 71.4%에 달했다.

업권별로 신용회복률은 저축은행(35.6%), 신용카드(36.8%), 대부업(37.9%), 할부·리스(39.8%)에 비해 은행(43.8%), 상호금융(57.7%)이 높았다. 대출 종류별로 신용대출 차주는 42.1%만 신용회복을 했는데 담보대출은 회복률이 77.1%에 달했다.

6월 말 현재 채무불이행자는 총 104만1000명으로 전체 가계차주(1865만6000명)의 5.6%를 차지했다. 90일 이상 장기연체 차주는 70만1000명, 채무구제 중인 차주는 34만명 수준이었다.

채무불이행자 보유 부채는 29조7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1388조3000억원)의 2.1%다. 90일 이상 연체 차주의 부채는 21조9000억원, 채무구제 차주는 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