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경제규모와 소득 대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한국의 올해 1분기 경제규모 가계부채는 주요 43개국 가운데 2번째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소득대비 가계빚 부담도 주요 17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0%로 전년 동기(88.4%)에 비해 4.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은 중국(5.5%포인트)에 이어 BIS가 자료를 집계하는 주요 43개국 중 두 번째로 컸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전년 대비)은 2012년 17위(1.1%포인트)에서 2013년 12위(1.5%포인트), 2014년 9위(1.9%포인트), 2015년 4위(3.9%포인트), 2016년 3위(4.7%포인트)에 이어 올해 들어 1분기 기준 2위까지 뛰어올랐다.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 경제대국인 미국(78.7%)이나 유로존(58.5%), 일본(57.6%), 영국(88.0%)까지 앞질렀다. 한국보다 비율이 높은 국가는 스위스(128.5%)에 이어 호주(122.0%), 덴마크(118.1%), 네덜란드(107.5%), 노르웨이(101.0%), 캐나다(100.2%), 뉴질랜드(94.2%) 뿐이었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개 신흥국 중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신흥국 2위인 태국(69.2%)이나 말레이시아(68.9%), 홍콩(67.6%)과는 격차가 상당하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2년 60%대로 진입하며 가파른 속도로 치솟아 홍콩을 앞지른 뒤 15년째 신흥국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의 1분기 소득 대비 가계빚 부담도 17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1분기 한국 가계 부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는 12.5%로 1년 전(11.8%)에 비해 0.7%포인트 뛰어 상승폭이 조사 대상 17개국 중에 가장 컸다. DSR가 높으면 소득에 비해 미래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1388조3000억원으로, 금융위가 발표한 7월 가계부채 증가액 9조5000억원과 8월 8조8000억원을 합하면 9월 중순인 현시점에서 14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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