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년새 임직원 4517명 감축…희망퇴직 등 영향
저축은행은 217명 늘어…인력 증가에 예·적금도 급증
2011년 영업정지 사태 악몽 벗고 영업 정상화에 탄력

▲ 저축은행업계가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에 따른 구조조정 사태 이후 영업환경과 실적 등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인력·자산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는 등 외형 성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금리 기조 등으로 수익성 하락 우려감이 커진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과 점포폐쇄 등 상시 구조조정을 통한 감량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이와 반대로 인력·자산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외형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에 따른 구조조정 사태 이후 영업이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여수신 확대와 인력 확충 등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18개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11만14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1만5919명)과 비교해 4517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권 전체가 올 하반기에 채용하기로 한 규모인 4817명(잠정)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인력감축의 칼바람은 5개 시중은행에서 심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2만8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지난 6월 말 1만7048명으로 2960명이 줄었고, KEB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1만4994명에서 1만3735명으로 1259명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292명, 농협은행은 210명, 신한은행은 135명이 퇴직하는 등 5대 은행에서만 1년 새 4856명이 회사를 떠났다.

시중은행들은 점포와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도 대폭 줄이고 있다. 은행 영업점포 수는 지난해 6월 말 7204개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7004개로 200개가 사라졌고, 전국에 설치한 자동화기기 수도 5만74개에서 4만6731개로 3343개 줄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반해, 저축은행업계는 희망퇴직 등 감원은 최소화하고 매년 신규채용을 실시하는 등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9051명으로 1년 전(8834명)에 비해 217명(2.46%) 증가했다.

특히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임직원 수가 크게 늘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6월 말 495명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515명으로 늘었고 OK저축은행(841명→957명), 웰컴저축은행(709명→781명), JT친애저축은행(625명→627명), 한국투자저축은행(293명→314명) 등도 임직원 수가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예·적금액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액은 47조63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6조5935억원 늘어난 수준이며, 지난 2012년 8월 말(50조4155억원) 이후 최대치다.

저축은행 수신액은 2010년까지만 해도 80조원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시작으로 수신액이 급감해 2014년 30조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후 저축은행업계의 경영상태가 개선되고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들로 예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 비해 저축은행의 인력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 악몽에서 벗어나 여수신 증가 등으로 자산과 인력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상황"이라며 "앞으로 전반적인 영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인력채용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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