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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청와대도 걱정한 이재용의 경영능력
이건희 ‘왕’, 이재용 ‘세자’ 적힌 문건 발견…뇌물재판 핵심 변수되나
2017년 10월 11일 (수) 15:36:25 김두윤 기자 one@smedaily.co.kr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재판’ 항소심이 본격화된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되면서 재판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등에 따르면 2014년 7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건에는 경영권 승계가 삼성의 제1현안이라고 언급하면서 “지금이 삼성의 골든타임”이며 “왕이 살아있는 동안 세자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왕’은 이건희 회장, ‘세자’는 이 부회장을 칭한다.

또 2015년 7월 이병기 비서실장 주재의 회의 문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는 방안을 찾으라는 지시가 담겼으며 석달 뒤에는 합병에 부정적이던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의 돌출행동이 없도록 잘 관리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 구축의 핵심 사건으로 통한다.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은 그룹 전체 지배력을 끌어올렸다. 합병전 삼성물산이 가진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지분 4.1%에 대한 지배력도 포함됐다. 이 부회장이 이를 개인돈으로 매입했다면 당시 기준 8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규모였다.

특히 해당 문건에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검증된 바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시점으로 그의 경영능력 문제가 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던 때였다.

이 부회장은 2000년대 초 ‘e-삼성’을 주도했지만 수백억원대 적자만 남긴 대참패로 끝났다. 삼성 계열사에서 관련 사업을 인수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실패를 계열사에서 떠않았다는 비판도 들끓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특별한 경영성과를 시장에 보여주지 못하면서 경영능력 문제는 꼬리를 물었고 이를 삼성의 미래 불확실성으로 연결시키는 시각이 국내외에서 잇따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 회장의 건강 악화를 계기로 삼성에 '심판의 날(a day of reckoning)'이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문건만 보자면 사실상 박근혜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 구축에 적극 힘을 보탰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의 ‘뇌물 재판’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 문건을 박 전 대통령이 보고받았다면 지금까지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알고 있었고 이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이 부회장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특검 측의 논리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측은 그동안 경영권 승계 이슈 자체가 없었고 박 전 대통령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특검의 논리를 부인해왔다.

이 부회장이 부친에게서 받은 단돈 60억원으로 현재 수백조원대의 삼성그룹을 손에 쥐는 과정에서는 일감몰아주기 등 각종 편법, 불법 기업세습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부친 이 회장은 차명재산, 삼성SDS BW헐값 발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았지만 불법의 최대 수혜자인 이 부회장은 법적책임에서 제외됐다. 현재 정경유착 뇌물의혹으로 법의 심판대에 서 있는 이 부회장이 이번에도 처벌을 비켜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청와대가 가지고 있는 국가의 권능을 모두 동원해서 사기업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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