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부활 자신감 반영된 듯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TJ’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변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때 은둔의 경영자로까지 불렸던 김 대표가 자사 흥행작 ‘리니지M’ 광고에 깜짝 등장하면서 ‘재미있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리니지M 스페셜무비' 캡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출시 100일을 기념해 최근 공개한 '스페셜무비' 두 개의 광고에는 김 대표가 출연한다. '리니지M'의 강화에 실패한 한 남성이 김 대표를 부르며 욕을 하자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김 대표가 물을 마시다 사래가 걸리거나 김 대표가 야구장에 ‘리니지M’ 고레벨 이용자로 등장해 엉뚱한 대답을 하는 장면이 재치 있게 묘사됐다.

김 대표가 자사의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갑작스런 그의 등장은 메시지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지분 추가 매수 등으로 넥슨과의 불화설이 피어나는 시점에서 그는 지분 매각이후 2년여만에 공식석상에 나서 불화설을 일축한 바 있다.

이번 그의 광고 등장은 ‘리니지M’ 성공을 통한 부활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19년 장수게임 리니지 성공 이후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잇따라 선보였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실적악화에 시달렸다. 정액제인 리니지에 캐쉬템을 도입하면서 수익성을 만회했지만 PC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뒤처지면서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는 경영권 분쟁의 빌미가 됐다. 사업 활로를 찾던 김 대표는 서울대 공대 동문인 김정주 넥슨 회장과 EA 등 글로벌 게임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지만 무위로 돌아갔고 넥슨이 단순 참여에서 경영 참여로 투자목적을 바꾸는 ‘뒤통수’를 치면서 회사를 뺏길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경영권 분쟁 이후 김 대표는 모바일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올해 ‘리니지M’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골게임의 모바일화’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이용자들이 몰리며 대박이 터졌고 엔씨소프트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 대표 개인적으로도 ‘리니지M’의 성공은 의미가 크다. 그가 개발자 출신 경영자 이미지가 강했던 상황에서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재계 전체에 경영권 분쟁과 실적악화의 위기를 헤처나와 부활에 성공한 경영자로서 각인되는 소득을 얻었기 때문. 반면 김정주 회장은 최근 ‘병역특례 보험성’ 의혹이 제기된 ‘진경준 뇌물 혐의’로 2심에서 유죄를 받아 ‘범죄자’ 색채가 강해져 경영자 위상이 실추됐다.

오뚝이 같은 엔씨소프트의 저력은 연구개발에서 기인한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500대 기업 중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의 비중 1위는 엔씨소프트(26.06%, 1298억원)가 차지했다. 엔씨소프트는 개발자가 가장 선호하는 게임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김 대표의 광고 출연이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사행성 논란에 대한 분위기 전환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20.7%, 324.9%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등의 모바일 추가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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