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급 소비재 시장 맞춤 전략 필요
인공지능등 첨단기술 접목 시사점 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11월11일)가 숱한 화제를 낳고 막을 내렸다. 초기 광군제는 중소업체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러다 2009년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Alibaba)가 주도하면서부터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는 14만개가 넘는 브랜드와 전 세계 225개국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2017년 광군제에서 이슈가 되는 점을 3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광군제가 시작된 후 24시간 동안 알리바바가 기록한 매출액은 1682억 위안(약 28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매출보다 39% 이상 높은 수치인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작년 매출액보다 네 배 이상 많다

둘째,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해외 직수입 제품은 호주산 건강식품과 독일산 분유, 일본산 기저귀 등 유아용 제품이었다. 국가별로는 일본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뒤로 미국과 호주, 독일, 한국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3위에서 5위로 내려 앉아 사드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매출의 90% 이상이 모바일 결제를 통해 이뤄지면서 세계 225개 국가에서 주문량 15억건과 배송물량 8억1200만 건에 육박했는데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기술력 덕분에 이 막대한 거래량이 막힘없이 처리가 될 수 있었다. 알리바바의 인공지능이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시해 결정을 도왔고,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Cainiao)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물류 플랫폼과 200여대의 로봇이 하루 100만건의 주문을 처리 중이라고 한다.

2017 광군제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크다.

먼저, 이번 광군제의 매출 규모에서 보듯이 중국의 소비재 내수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선호하는 품목들도 점차 고급화되는 경향이 있다. 해외직수입 품목에서 건강식품과 고급 유아용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 분야가 향후 유망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중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중국 시장 맞춤 제품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광군제의 매출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의 적극적인 활용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공지능이 소비자가 신속하게 결정 하도록 도왔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배송은 로봇을 이용하여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온-오프라인 융합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알리바바는 10만개 오프라인 상점을 스마트스토어로 탈바꿈시켰

고, 가상현실(VR),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팝업 스토어 60여 곳을 선보이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들이 이미 실생활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광군제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광군제와 같은 대규모 온라인 쇼핑 이벤트가 내수용을 넘어서 전 세계 브랜드가 참여하는 수출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보통신과 물류의 발달로 과거 박람회와 전시회의 역할을 온라인 쇼핑 이벤트가 대체하고 있다. 코트라나 무역협회 등 수출 유관기관은 신시장 개척 차원에서 각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 이벤트를 체크하여 우리 기업 제품이 참여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원호 논설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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