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지난 13일 마감한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국내외에서 1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일단 매각 성사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나 최종 매각까지는 시간을 갖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업계의 평가다.

1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곳은 국내에서는 호반건설과 현대자산운용, 그리고 해외에서는 중국의 건축공정총공사,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미국의 트랙과 에이콤 등 7곳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는 1조5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인 메릴린치 및 미래에셋대우는 제출된 입찰서를 검토해 오는 15일 입찰적격후보(Short-List)를 선정할 계획이다.

일단 이번 예비입찰에 다수의 업체가 참여해 매각 성사 가능성은 이어갔지만 투자금융업계와 건설업계는 이번 입찰의 최종 성공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를 살펴보면 본입찰까지 참여할 업체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M&A시장에 단골로 등장하는 호반건설이 입찰서를 제출했지만 완주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그동안 금호산업, 동부건설, SK증권, 한국종합기술, 보봐스기념병원 등 입찰에 참여했지만 예비입찰에만 참여하고 본입찰 참여를 포기하거나,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적어내 막판에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우건설의 현재 주력사업이 주택사업으로서 국내 주택공급 1,2위를 다투는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업계에선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실제 주인이 키스톤PE로서 사모펀드 성격을 띠고 있어, 전략적투자자로 보기 어려워 입찰적격심사 통과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해외 업체 중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는 한국의 투자자문 회사와도 파트너십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입찰 참여 주체가 본사가 아닌 한국 내 투자법인으로 알려지고 있어 본사 차원의 의중인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직 대우건설 경영진과 인연이 깊은 아람코는 국제 사모펀드 이름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한국 내 SI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내 정서가 불안해 본입찰까지 완주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 외 미국의 트랙사는 10여년 전부터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싼 값에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인수업체 선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중국 건축공정총공사와 미국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에이콤은 대우건설 인수에 큰 뜻이 없이 한국 건설시장 현황 파악 차원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예비입찰에서는 입찰금액 역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일단 입찰적격후보 리스트에 올라가기 위해 적당히 금액을 높여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상 입찰적격후보는 5개 이상 선정한다.

15일 늦어도 16일 입찰적격후보로 선정된 업체는 본입찰까지 매각주관사가 제공하는 데이터룸을 통해 대우건설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필요시 대우건설을 방문해 질의응답 과정을 거쳐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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