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카드사 3분기 순익 3979억원…20% 줄어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에 수익성 악화 본격화
최고금리 인하·경쟁사 공세 가열…실적 확보에 비상

▲ 가맹점 카드수수료 및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영업환경 악화로 저(低)수익구조가 고착화된 카드업계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예고되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카드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의 영세·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한 데다 고금리대출에 대한 전방위 규제와 저축은행·인터넷전문은행 등 경쟁사들의 영업공세가 날로 거세지면서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와 치열해지는 영업환경으로 카드업계에 저(低)수익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살림살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 등 자산 기준 상위 5개 전업계 카드사의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33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2911억원)보다 18.8%(2422억원) 늘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7776억원의 순익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46.1%(2454억원)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순익은 3054억원으로 7.6%(217억원) 늘었고, 현대카드는 1819억원으로 18.4%(283억원) 확대됐다. 반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순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0.6%(15억원), 59.9%(517억원) 줄어든 2339억원, 345억원을 기록했다. 

5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에 비해 늘었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이들 카드사의 3분기 순익은 397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5020억원) 대비 20.7%(1041억원) 가량 줄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익은 1479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6.4%(291억원) 감소했고, 삼성카드는 918억원으로 6.3%(62억원) 줄었다. 국민카드(804억원)와 현대카드(511억원)도 각각 2.1%(17억원), 12.9%(76억원)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롯데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3분기에 267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3분기 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은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공약을 통해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기준을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난 8월부터 평균 2% 내외인 연 매출 3억∼5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3%로 약 0.7%포인트 낮췄고 연 매출이 2억∼3억원인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문제는 앞으로 영업환경이 더 팍팍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27.9%에서 24%로 낮아지면서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금리도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고, 금융위가 내년 하반기에 원가분석을 거쳐 새로 수수료를 산정하기로 한 만큼 가맹점 수수료가 또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을 이용하는 중신용 고객을 뺏기 위한 저축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년에 최고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추가로 이뤄지면 수익은 더욱 쪼그라들 수밖에 없어 실적 부진에 대한 업계의 우려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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