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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박사의 알기 쉬운 경제] 금리 인상, 가계부채 소방수될까
초저금리로 1419조원으로 늘어…적정한 성장 없인 가계부채 해결 어려워
2017년 12월 04일 (월) 14:08:27 이원호 webmaster@smedaily.co.kr

한국은행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6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려간 이후 17개월 만에 조정된 것이다. 금리 인상이 단행된 것은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국내 경기가 견고한 회복세를 보여 금리를 올릴 여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소비 등 내수 회복세도 뚜렷하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하는 등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3.0%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기준금리는 인상의 시기가 문제였지 방향은 이미 예견됐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기준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8~2.9% 수준’에 도달할 경우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중기적 관점에서 물가가 타깃으로 정한 2%에 수렴하는 상황이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한다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조만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의 최대 요인을 ‘잠재성장률(연 2.8~2.9%)을 웃도는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는 객관적인 여건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가 너무 오래 지속되는 동안 가계부채 급증과 같은 금융 불균형이 커짐에 따라, 금리 인상 요인이 발생하자 바로 인상을 결정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 동안 저금리 정책을 고수한 이유는 금리 인하가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가장 손쉽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제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2014년 이후 기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에도 경제성장률은 퇴보 내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가계부채는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363조원 불어나 3분기말 현재 1419조원에 달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경기지표 개선을 이번 금리 인상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내용면으로는 과도한 금융 불균형 완화(가계부채 문제 해결)가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실제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해 1.25% 금리 동결에 즈음하여 “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가계부채의 증가만 유발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는가 하면, 올해 들어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길어지면 금융 불균형이 누적된다”며 가계부채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이번 금리 인상은 미시 정책(정부 대책)만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에 봉착한 정부가 거시 정책(통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정부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이로 미루어볼 때 당분간 금리가 내려가는 일은 없고, 내년에도 한두 차례 더 인상되는 등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경제주체들은 달라진 금융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금리 인상으로 부채 상환이 어려운 한계가구와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적 지원과 같은 정책적 처방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은 그 동안 초저금리에 기대어 한계기업이 존속하는 등 지지부진했던 기업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소비 등 내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지켜볼 필요가 있음에도 서둘러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적정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도 정부는 함께 고민 해봐야 할 것이다.

이원호 논설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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