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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의 프리즘] 중국의 소프트파워 불교로 시작된다
석가모니 진신지골사리 모신 법문사 2조7000억원 들어 86만㎡ 규모 조성
불교 유산 ‘일대일로’ 활용…‘동세서점(東勢西漸)’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 함축
2017년 12월 04일 (월) 15:05:09 조한규 webmaster@smedaily.co.kr

중국 ‘불교의 굴기(崛起·우뚝 일어나다)’가 가히 위협적이다. 중국 정부가 선도하고 있다.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09년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에서 개최된 세계불교포럼에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거대한 불교 성지를 새로 조성했다. 전세기까지 동원해 전 세계 50여개 국가의 승려와 종교학계 인사들을 대거 초대했다. 2017년 7월 9일 장시성(江西省) 이황(宜黃)현 소재의 보적사(寶積寺)에서 개최된 ‘제1차 조동종(曹洞宗) 국제 심포지엄’에도 총 20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지난달 20일 중국 외교부 초청으로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서 서쪽으로 120㎞ 정도 떨어진 법문사(法門寺·파먼쓰)를 방문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04부터 2009년까지 총면적 86만㎡를 조성하면서 우리 돈 2조7000억원(150억위안)을 투입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법문사는 사찰의 규모를 넘어 거대한 신전(神殿)이자 대규모 불교리조트 단지를 연상시켰다.

   
중국 산시성 법문사 입구에 들어서면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중국 산시성 법문사의 전체 모형도. 총면적이 86만㎡에 달한다.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거리가 300m 정도였고, 매표소에서 사리탑까지 사찰 복판에 길이 1230m, 폭 108m의 도로를 냈다. 전동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였다. 도로 양쪽에는 금물로 도금한 으리으리한 18나한상과 보살상들이 줄을 이었다.

 

   
제1문 불광(佛光)에 들어서면 왼쪽에 식당이 있고, 오른쪽엔 호텔이 있다. 멀리 사리탑이 희미하게 보인다.

   
화장실에도 돈이 들어간 흔적이 보인다. 팔각 거울과 손을 씻는 고급 도자기 그릇이 인상적이다.

법문사는 1700년 역사의 고찰(古刹)이다. 특히 석가모니의 진신지골사리(眞身指骨舍利·왼손 가운뎃 손가락 중간마디 뼈, 이하 불지사리 佛指舍利)를 모신 곳으로 유명하다. 불지사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9대 기적이자 중국 최고의 국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유일한 현존 지골사리로 전국시대에 서역에서 중국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2005년 우리나라에 나들이 온 바가 있다.

당나라 때 황제들은 30년마다 불지사리를 친견하기 위해 법문사 진신보탑(眞身寶塔)의 지하궁전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차례의 지진과 홍수 등으로 땅속에 묻히는 바람에 세상에 잊혀졌다. 1981년 폭우로 무너져 내린 탑을 1987년 보수하는 과정에서 진신보탑의 지하궁전 후실의 비밀 감실(龕室)이 발굴되면서 유물 3000여점과 함께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불지사리를 직접 보게 되면 한 가지 큰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도 불지사리를 친견한 이후 주석직에 올랐다는 소문이 있다.

   
장쩌민 전 주석이 1993년 6월 12일 법문사를 방문해 쓴 현판 ‘법문진보(法門珍寶)’.

   
▲법문사 북쪽에 새로 조성한 높이 148m 사리탑. 양손이 사리탑을 감싼 모양이다.

   
석가모니의 불지사리가 보관돼 있던 원래 법문사와 사리탑. 사리탑 지하에는 지하궁전이 있으며 불지사리를 보관한 사리함이 전시돼 있다. 원래 법문사는 새로 조성한 전체 법문사 단지의 우측에 있다.

중국 정부가 현존하는 세계 유일의 석가모니의 불지사리가 보관돼 있던 법문사를 크게 확장하고 새로 거대한 사리탑을 조성한 것은 중국이 불교 종주국임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불교신자를 끌어안기 위한 선무작업이기도 하다. 장쩌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현 국가주석이 불교에 대해 우호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불교 지원이 외형에 치우쳐왔으나 최근에는 불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베이징(北京)의 용천사(龍泉寺·룽촨쓰)다. 용천사는 ‘베이징 서부의 작은 황산’으로 불리는 봉황령(鳳凰嶺:펑황링) 아래 중국 요(遼)나라가 세운 천년 고찰이다.

용천사는 특히 중국의 ‘첨단불교’의 현장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 로봇 ‘센얼(賢二)’ 스님이 있는 사찰이다. ‘센얼’ 스님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11월19일 필자가 용천사를 방문했을 때, 같이 동행했던 한국의 법타 스님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아버지, 어머니 이름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센얼’ 스님은 “부처님 경전을 읽으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종수 스님이 “당신은 비구인가요, 비구니인가요?”라고 묻자 ‘센얼’ 스님은 “그걸 왜 물어보세요?”라고 대답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바둑 천재 ‘알파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포교를 위해 ‘로봇 스님’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한국보다 한발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 고수’를 주장하는 한국 불교에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로봇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만 없는 것이다.

   
▲와불(臥佛)의 모양을 한 봉황령 아래의 베이징 용천사. 중국 ‘첨단불교’의 현장이다.

   
2017년 11월19일 중국 베이징 용천사에서 필자와 로봇 ‘센얼(賢二)’ 스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천사는 애니메이션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용천사는 방장 쉐청(學聖) 스님의 각종 법문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외국어로 번역, 보급하고 있다. 향공양·신행상담법문을 스님과 자원봉사자들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있다. 한국어 애니메이션 동영상도 있다. 중국 불교 현대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용천사는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방장 쉐청 스님의 법문을 3D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제작해 포교에 활용하고 있다.

   
용천사는 ‘영문공작실(英文工作室)’도 설치해 쉐청 스님의 법문을 18개 국어로 번역해 SNS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 중국 불교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용천사는 15만 장서의 불교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고려 대장경 영인본도 소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용천사는 중국 불교의 교육·포교·콘텐츠 생산의 본부였다. 용천사 방장인 쉐청 스님은 중국불학원 원장으로 중국 불교의 최고 지도자이기도 하다.

중국 불교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선봉에 선 느낌이다. 중국이 불교 유산을 ‘일대일로’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서양 기독교문명의 ‘서세동점(西勢東漸)’에 종지부를 찍고, 동양 불교문명의 ‘동세서점(東勢西漸)’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일대’의 시작 지역은 산시성 시안이다. 그 중에서도 대자은사(大慈恩寺) 대안탑(大雁塔)과 그 앞에 있는 삼장법사(三藏法師) 현장(玄奘) 스님의 동상이 그 출발점이다. 삼장법사가 불경을 가지러 서천(西天·인도)으로 간 길이 바로 육상 실크로드이기 때문에, ‘일대일로’의 시작에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삼장법사 동상 앞에서 북으로 뻗어난 길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거리 이름은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 성역이나 다름없다. 밤에도 환경미화원들이 곳곳에서 청소하고 있다.

   
중국 시안의 대자은사 대안탑과 삼장법사 동상.

   
▲중국 시안의 대자은사 대안탑 7층에서 북쪽으로 바라 본 ‘대당불야성’ 거리의 전경. 삼장법사 동상 앞에서부터 일직선으로 뻗어난 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당불야성’ 거리를 따라 서북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1시간30분 정도 가면 법문사가 소재한 부펑현이 나온다. 실크로드에 위치하고 있다. 삼장법사의 기운으로 시작해 법문사의 지골사리탑에서 석가모니의 기운을 실어 실크로드를 달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법문사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한 것인가.

‘중화(中華)’는 ‘세계의 중심의 우수한 나라’라는 뜻을 지닌다. ‘중화’의 전성기는 당 나라 때다. 오늘날 중국이 자랑하는 시(詩)·서(書)·악(樂)을 비롯해 미술·도자기·차문화 등은 대부분 불교가 황금기를 구가했던 당 나라 때부터 시작됐다.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도 장안(長安)으로 와서 중국인으로 귀화했다. 한국과 일본의 유학생들도 상당수였다. 그래서 ‘일대일로’의 슬로건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당(唐)의 영광 재현’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시안과 불교가 그 중심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중국 불교는 젊다. 최고 지도자 쉐청 스님이 1966년생이다. 해외 유학파들도 줄을 이어 스님이 되고 있다. 로봇스님, 3D애니메이션, SNS 포교 등 첨단을 걷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도들이 젊다. 티베트 불교 사원인 베이징 옹화궁(雍和宫)에는 젊은 남녀들이 줄을 이어 향을 태우며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티베트 불교는 전통적인 불교와는 거리가 있지만, 젊은이들이 많다는 점은 한국 불교가 가장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젊은이들이 없는 종교의 미래는 어둡다.

   
중국 베이징의 옹화궁(雍和宫). 청나라 옹정제가 살았고 그 아들 건륭제가 태어난 왕궁이었다. 그러나 건륭제는 몽골과 티베트와의 관계를 도모하기 위해 정식 티베트 불교 사원으로 만들었다. 옹화궁은 그래서 중국 티베트 불교의 본부가 됐다. 옹화궁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만복각(萬福閣)에 있는 미륵불이다. 건륭제가 옹화궁을 티베트 불교 사원으로 만들자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가 건륭제에게 선물한 것이다. 전체 높이가 26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목(백단목) 불상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글·사진=조한규 중소기업신문 회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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